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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과 소통
2008년, 내가 바라는 새해 소망
2008년, 내가 바라는 새해 소망                                         오미광(광주/전라 모니터단원)


2008년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어김없이 새해 햇살을 보며 기대에 부푼 다짐과 계획을 마음속에 그렸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다. 과연 저마다의 가슴에 어떤 소원과 다짐들을 담았을까? 자못 궁금해진다. 나 역시 2008년을 맞이하면서 기대하고 바라는 것들이 있다. 작고 사소한 바람에서부터 풍요로운 내일을 위한 포부를 꿈꾸어 봤다. 특히 새해를 맞는 느낌이 그 어느 해보다 남다른데, 그건 아마도 내가 장애인 야학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나 개인뿐만 아니라 많은 장애인들에게도 2008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작년 봄에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법, 장애인교육법이 시행되는 첫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일이다. 오랜 기간 동안 우리 장애인들의 피와 땀을 흘려 가며 투쟁해온 대가로 얻은 결과물인 만큼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새해 벽두부터 깨지고 말았다. 학령기를 놓친 장애 성인들에게 문해 교육과 초중 고등 과정 검정고시 교육과정을 해온 노들장애인야학이 교실이 없어 거리로 나와 천막 수업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더군다나 공원에서 천막을 치고 수업을 한다는 게 불법이라고 하여 서울시에서 언제 철거 명령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추운 겨울이면 체력이 더 나빠지는 장애인들이 천막 수업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볼 때 한탄스러웠다. 장애인 야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 그 절박하고 안타까운 상황을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게 더욱 가슴 아프다.

게다가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에 절망을 한 시각장애인이 지하철 선로에 투신한 사건도 일어났다. 이 사건 역시 장애인들이 장애라는 이유로 사회에서 얼마나 차별받고 있음을 또다시 일깨운 사건이라서 힘이 쭉 빠진다.

이 사회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절망하며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언제쯤 차별 없는 사회에서 인간의 자존감을 지켜내며 당당하게 살 수 있을까?

올해 장차법이나 교육법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당장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적 의식이나 열악한 환경이 없어지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토록 열렬하게 우리 장애인들은 큰 의미를 부여할까? 이유는 바로 장애인 당사자들의 눈물과 피 땀으로 이뤄 낸 변화이자 기회라는 의미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런 인식과 함께 올해는 장애인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올 한 해는 장애인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비롯, 많은 기회가 주어져 좀 더 많은 것을 선택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장애계에서는 장애인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행운을 상징하는 무자년 황금 쥐띠해에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는 소망은 진정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올 한 해 장애인들은 자신들의 생활에서 새로운 변화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쥐띠해를 풍요, 희망, 기회의 해라고 일컫듯이 2008년 새해엔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기회가 가득한 사회,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무자년 세모에, 무지하게 좋은 한해였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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