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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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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인권포럼 창립선언문
이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참석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장애 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부족한 제가 한국장애인권포럼의 대표를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집트 피라미드의 벽화를 보면 한쪽 다리가 가는 장애인의 모습이 나옵니다. 인류의 문명이 피어나기 시작하던 그 옛날부터 장애인은 있었습니다. 비장애인 부모 사이에서도 장애인이 생겨날 수 있는 것,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것, 건강하게 살다가도 나이를 먹고 노쇠해지면 신체 기능이 상실되면서 장애인이 되는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우리 삶의 원리입니다. 다시 말해 장애는 비정상적이니 말살하거나 숨겨 없앨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늘 있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장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건 바로 장애인이 겪는 질곡과 고통의 삶이 이토록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며 동시에 장애의 해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늘 자신의 불편함과 고난을 이겨내고 헤쳐 나오면서 자유와 평등을 향해 역사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추위와 어둠을 이겨내기 위해 불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찾기 위해 시민혁명을 일으켰습니다. 무지몽매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육혁명을, 문명의 발달을 위해 과학 혁명, 생산의 혁신을 위해 산업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인간의 삶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사회 제도나 정책 모든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며 완전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뒤 처지고 전혀 변하지 않은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뭐겠습니까? 그건 바로 장애의 문제입니다. 장애 문제만은 고대 이집트 시대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장애 혁명은 한번도 제대로 일어난 적이 없고 일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오랜 기간을 그토록 많은 장애인들이 차별과 냉대 속에서 인간의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채 이땅에 왔다 소리 없이 사라져갔습니다. 그 모든 원인은 장애 탓이었고 장애를 가진 개개인의 팔자 소관이었고, 운명의 장난이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장애의 고통이 팔자가 기구해서 전생에 업이 많아서 겪어야 하는 당연한 것입니까? 그렇지 않다는 건 이 자리의 장애 동지들이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입니다.

다행히도 몇 년 전부터 유엔은 장애인 권리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장애의 역사가 이토록 오래 되었건만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차별 받지 않게 하자는 공감대는 이제서야 형성되고 일치된 목소리가 이제서야 나오는 것입니다. 실로 인류의 100만년 역사에서 장애 인권의 역사는 이제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이가 없다 못해 기가 찰 노릇입니다.

이건 과연 누구의 잘못이고 누구의 책임입니까? 제도입니까? 사회의 인식입니까?
나는 감히 그 원인의 상당 부분은 우리 장애인들에게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장애인이기를 거부하는 자, 장애인이면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자, 말로만 권익을 떠들지 행동하지 않는 자, 장애인을 등에 업고 사리사욕을 챙기는 자.... 이 모든 부류의 장애인들이 오늘날 스스로를 열등한 족속, 한심한 집단, 제 밥도 못 찾아 먹은 부류로 전락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지난 총선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우리 장애인들은 이렇다 할 비례대표 하나 국회에 보내지 못했습니다. 혹자는 정치권의 무관심 때문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장애계 인사들의 세력다툼 혹은 욕심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원인이 어찌 되었건 그 대가는 지난 4년간 우리 장애인들이 고스란히 지불했습니다. 잇단 리프트 추락사고에도 우리는 장애인 대표 하나 번듯하게 내세워 관계기관 항의 방문 한번 못 했습니다. 고용장려금 축소를 결정할 때 누구 하나 정부나 국회에서 미리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보는 시각과 행태가 이렇게 무지막지함에도 우리는 결집된 목소리 한번 변변히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장애인들은 변해야 합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더 이상 장애인이 차별 받고 따돌림당하고 사회의 그늘에서 서럽게 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이 그런 서러움을 겪었고 그런 아픔을 안다면 우리의 후배들. 우리의 동료들은 더 이상 그런 고통 겪지 않게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땅의 장애인들은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데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고통을 대신 짊어진 사람들입니다. 편의시설을 설치하면 장애인보다 비장애인들이 더 많이 이용합니다. 얼마 전 대구 지하철 참사가 있었습니다. 희생자들에겐 안된 이야기지만 그들의 희생 덕에 오늘날의 지하철은 훨씬 안전하고 편리한 것이 되었습니다. 장애인이 겪는 각종 고통과 질병, 사회보장의 문제점 등이 바로 나머지 비장애인들의 삶을 좀더 행복하고 안전한 것으로 지켜주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장애인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무엇입니까? 혜택은커녕 여전히 장애인은 사회가 짊어지고 가야 할 혹이거나 한두 푼 줘서 입다물게 만들거나 깊은 산속에 격리시켜 눈에 보이지 않게 해야 할 존재는 아닙니까?

이제 장애인은 수용시설로 더 이상 가서는 안됩니다. 차별과 편견의 대상이어서도 안됩니다. 우리 모두가 낸 세금이 국가로 들어가 복지관들을 통해 전문가 집단의 시대에 뒤떨어진 프로그램들을 유지하는데 흐지부지 쓰여 없어지면 안됩니다. 기존의 덜떨어진 재활 프로그램, 복지 프로그램에 돈을 줄 게 아니라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자금이 흘러들어 당사자 스스로가 전문가들의 프로그램을 견주어보고 구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올바른 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고, 장애인이 사회복지 정책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예산을 장애인 당사자가 집행하고 자신을 위해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 일을 과연 누가 나서서 할 것입니까? 누가 해주길 기다려야 합니까? 나 아닌 남이 할 것입니까?

장애인들은 독립된 개인으로서 존엄성을 훼손당하지 않으며 자기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며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장애인 문제의 선택과 결정과 집행에서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회가 떼어주는 작은 파이를 놓고 다툴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사소통과 교류, 그리고 장애 관련 당사자와 전문가의 긴밀한 유대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장애 일꾼들을 길러내고 그들을 통해 정치적 역량을 강화해 우리의 목표인 당사자주의의 실현을 향해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을 그러한 조직으로 키워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자리에 섰습니다. 저를 비롯한 임원진은 임기 중에 장애인 당사자주의의 이념을 근간으로 해서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을 이 땅의 장애인계의 열망과 욕구가 녹아들어 뜨거운 쇳물로 끓어오르는 용광로를 만들겠습니다. 어떠한 사리사욕도 배제하면서 오로지 장애인을 위한 열정만 있는 사람들이 모여 기탄없이 아이디어를 모으고, 정책을 제안하고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집행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구심점이 되도록 키울 것입니다.
그리하여 먼 훗날 장애 후배들이 우리를 기억해주지 않아도 좋은 그날까지, 장애인이 정말 장애인인 줄 느끼지 못하는 그날까지, 부모가 장애아를 낳아도 하나도 걱정하거나 근심하지 않는 그날까지, 장애인이 교육이나. 취업 결혼 등의 중대한 문제에서 전혀 설움을 겪지 않는 그날까지 모두 힘을 함치는 데에 저의 모든 정열을 바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1월 30일
한국장애인인권포럼 공동대표 고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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