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단 메뉴 바로가기
  2. 본문 바로가기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야기 프리즘
HOME > Webzine 프리즘 > Webzine 프리즘
본문 시작

webzine 프리즘

프리즘은 한국장애인인권포럼에서 분기마다 발간하는 웹진입니다

지난호바로가기 이동

장애인 국가대표가 전하는 희망 메시지 조양현 (휠체어컬링 장애인 국가대표)

 이십대를 보내고 있던 꽤 춥던 어느 해 겨울 나는 집 단층에서 추락 사고로 척수장애라는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 내가 무엇을 하던 장애인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나를 따라 다녔다.

 하루하루 숨이 붙어 있는 것 조차도 내게는 사치라고 생각하며 무력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우연히 TV에 나오는 나와 같은 장애인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운동을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았고 나도 그들처럼 운동을 통해 무력함을 떨쳐내고 생동감 있는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휠체어 농구팀 친구들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내 인생 2막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였다. 휠체어 농구팀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운동이라 생각하였고 병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기본기를 배우고 퇴원을 하며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하였다. 그렇게 농구 연습을 하며 3년 차가 되던 어느 날 새로운 나의 인생을 펼쳐 줄 컬링이라는 종목을 알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아시권에서도 낯선 ‘컬링’이란 종목은 나에게도 낯설고 신기한 운동이었다. 하지만 아이스 링크(ice rink), 스톤(stone), 부러쉬(brush), 각종 컬링(Curling)에 관한 용어들을 배울 때 마다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졌지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생각에 나를 더욱 설레게 만들었다.

 점차 스톤을 쥐고 있는 나의 모습이 점점 익숙해져갔고 나의 생활에 속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준 컬링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되어 마침내 그 실력이 조금씩 빛을 바라며 나의 실력은 눈에 띄게 성장하여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스톤을 쥐고 있는 순간만큼은 ‘장애’라는 글자를 잊고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컬링의 매력에 빠져있는 동안 나는 정해진 운동시간 없이 밤이든 새벽이든 오로지 컬링에만 전념하였다. 가끔은 힘들고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생활이 지칠 때도 있었지만 다시금 마음을 잡고 컬링에만 전념하며 나의 운동생활을 꾸준히 이어갔다.

 누군가 나에게 장애인으로서 자신에게 운동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냐고 묻는다면 내게 운동은 모든 세상이 천국으로 보일만큼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나를 세상 중심에 서 있게 해주는 든든한 버팀목 이라고 말 하고 싶다.

 세상 사람들 중 자기가 좋아 하는 일을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별로 없을 거라 생각이 든다. 비록 지루한 연습을 할 때면 힘들고 지쳐 인상을 찌푸릴 때도 있지만 내 삶의 이유가 되고 원동력이 되어주는 운동을 하며 살고 있는 나는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훈련을 하며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에게 사람들은 말한다. 다시 내려 올 곳을 왜 그리 힘들게 오르고 있느냐고. 그러면 나는 밝은 미소로 이러게 말 한다.
세상의 희망을 잡기 위해 땀을 흘리는 거라고...
이러한 땀방울이 모여서 현재 나의 모습을 만들었고, 나를 성장하게 하였고, 나의 미래를 만들어 주었다.

 장애인이 된 이후 난 항상 걱정을 하며 살았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살 수 있을까?
내가 무엇을 해야 장애를 잊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세상에 나라는 존재가 짐이 되지는 않을까? 하루하루가 힘겹고 고통의 나날들이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이 모든 걱정들이 홀가분하게 사라지고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새로운 가능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컬링 종목 국가대표로 나를 만들어주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나의 글이 희망이 되길 기대해 본다.
‘장애’라는 틀을 버리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내가 행복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 일을 위해 집중하고 노력한다면 누구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가 되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때까지 믿고 기다려준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프린트하기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