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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고 희망찬 봄날 장주식 (파주시장애인복지관 동아리 ‘문학동네’ 회원)

 겨울 냄새가 물씬 풍기던 날. 친구가 살고 있는 안산시 본오동으로 내가 살던 고향자리를 옮겨서 이곳 안산에서 친구와 함께 시원한 맥주를 마셨습니다. 방앗간의 참새처럼 또 생각이 나서 가게에 둘러 찌개거리를 사가지고 친구 집에 가지고 가서 얼큰하게 고기를 넣어 팔팔 끓인 김치찌개에 소주한잔을 마셨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시간은 벌써 새벽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세상도 잠들고 나는 잠이 들었습니다.

 어느새 아침이 훨씬 넘어 일어났습니다. ‘속도 쓰리고 아침을 먹어야겠다.’라는 생각에 예전에 잘 아는 해장국집이 그대로 있을지는 모르지만 친구와 발길을 옮겼습니다. 아줌마가 보였습니다. 옛날 생각이 잠시 났습니다. 조금 있으니 콩나물 해장국이 나왔습니다. 속을 달래면서 소주한잔을 먹었습니다. 친구가 ‘내일가?’ ‘아냐. 오늘 가야돼’ 할 일도 없으면서 친구에 말을 뒤로한 채 발길을 집으로 돌렸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데 창문 밖으로 벌써 어둠이 깔렸습니다. 한참 가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동네 친구였습니다. ‘오늘 시간 있으면 밥이나 같이 먹자’ 나는 흔쾌히 응했습니다. 남자들은 밥을 먹으면 반주가 또 진행되며 2차, 3차로 이어집니다. 나도 친구 사이에서 술이 센 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똑같은 코스였습니다.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참 좋은 밤이었습니다. 시간은 자정이 넘어 새벽 1~2시정도 친구를 집 앞 가까이까지 태워주었습니다.

 여기부터 내 인생이 바뀔 줄은... 전에는 이렇게 사는 것이 정석처럼 생각도 했고 장애의 대한 미련도 생각도 없었다. 단지 그냥 이렇게 살다가 때가 되면 죽으면 되는 것이라고...
눈을 떠보니 병원 이었다. 차를 몰던 친구가 백미러를 보니 내가 안보이니 차에서 내려 보니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일산 백병원 응급실로 가보니 환자가 상태가 안 좋으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여 의정부의 성모병원에 왔습니다. 차에서 내려 걷는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정신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TV에서 보고 듣던 일이 나한테도 일어 날 수 있구나’하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참으로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머리 뚜껑을 열고 냉동실 며칠 두었다가 다시 며칠 지난 열었던 뚜껑을 씌우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때는 내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상태가 안 좋으니까 방을 따로 만드셔야 되겠는데요. 몸 상태가 아주 안 좋아서...’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수술을 받고 아침에는 목욕도 하고 밥도 잘 먹던 갑자기 사람이 죽었다고 말을 들었을 때처럼 어머님의 가슴은 무너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머니의 눈물은 마르신 날이 없으셨고 누군가 병문안을 오면 눈물로 시작해서 눈물로 끝내셨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일어나지 못하던 나는 횔체어를 탔고 조금 더 지나 목발을 집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태가 나아지는 것을 내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조금 안 좋지만 의사선생님들과 식구들은 퇴원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지체장애자)가 있었습니다. 별 어려움 없이 고등학교까지 마쳤 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장애인이라는 생각은 남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제 의지대로 살아 왔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내려와서 친구, 술, 노래를 밥 먹듯이 하고 살았습니다. 아주 못된 버릇이었습니다. 사고가 난지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병원에서 얘기하기를 몸이 안 좋으니 파주의 있는 장애인 언어 재활을 하는 곳에 다니라고 말씀하셨고, 동생이 알아본 후 여기 파주시 장애인 복지관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엔 일주일에 2번씩 나갔지만 지금은 거의 매일 가다시피 합니다. 처음 복지관을 왔을 때 내가 여기의 서있는 것이 내 자신이 정말 우스워 보였고, 스스로 친구를 무시해 버렸습니다. 예전처럼 그 느낌 그대로 말을 심하게 했습니다.

 지금은 후회를 하고 있고 장애인의 대한 내 자신도 나아졌지만 비장애인들은 조금은... 아직까지 의식변화가 너무 미약한 것을 느끼면서 장애인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이는 방법을 몰라서 애만 태우는 우리 장애인들의 의식 개혁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잘하는 것을 활성화시키고 우리들 자신의 대한 미래의 설계도를 꾸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사고 난 이후로 나 자신의 많은 전환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나 자신의 대해 뒤돌아보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한 가족이고, 사랑 더하기 사랑은 행복이라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내가 복지관을 다니지 않았을 때는 모르겠지만 다닌 후부터 많은 것을 알았습니다. 때론 슬프고, 때론 괴로워도 모두 하나가 되어가는 사랑이 있어 우리는 행복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동생이 나를 매일 태워다주고 매일 데려다주고 하였습니다. 몇 개월이 지난 후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타기 시작했고, 아침 9시에 출발하고 저녁 4시에 복지관에서 집으로 옵니다. 지금은 익숙해서 잘 타고 내리고 합니다.

 처음에는 1년 동안 언어 재활을 집중적으로 했고, 세월 따라 인생 따라 조금씩 나아지며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컴퓨터에 관심을 좀 가지고 선생님의 가르침과 나의 배움의 길이 더해져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고, 시간이 흘러서 어느덧 자격증을 4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파주시 복지관에서 프로그램 초보자인 친구들에게 가르쳐주고 내가 여건이 닿으면 자격증 따는 것을 가르쳐주는 일명 초보선생님 같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 하다보면 또 다른 매력에 빠져 든 것 같습니다. 이제는 자격증 따는 것에서 한 차원 더 높여 PC관련 자격증을 따려고 합니다. 어디가 고장이고 어떻게 하면 빠르게 하는지, 램을 갈아야 할지나 하드디스크 바꿔야 할지, 파워 문제 등 수리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웁니다. 인생도 그렇지만 컴퓨터를 배우는 것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어찌하여 비장애인이 내 마음을 알까요.. 생각과 이해가 같은 우리 장애인을 위해서 서로서로 양보와 배려가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같으면 좋겠습니다...

 매일 일상이 되어버린 오늘...
희망이 되어가는 내일...
꿈이 서려있는 미래를 위해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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