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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인권포럼에서 경주여행을 가다. 이종림 (하이원 행복더하기 희망여행 경주여행 참가자)

 한국장애인인권포럼에서 중증장애인 가족을 위한 '하이원 행복더하기 희망여행' 으로 경주로 여행을 떠났다. 생각 외로 너무도 편안하고 안락한 여행이여서 참으로 즐거웠다.
 서울의 지하철 시청역까지 휠체어를 타고 가는 것이 처음엔 어렵고 두려웠다. 하지만 내 곁에는 동행하는 든든한 내 남편이 있어, 무작정 휠체어 타고 지하철을 타고 갔다. 마음 한구석엔 45년 전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갔었던 경주의 유적지를 남편과 둘이서 오붓이 가는 여행에 가슴이 설레며 기대되었고, 휠체어를 타고 먼 경주를 여행 하는 것이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되어갔다. 서울 시청역에 도착해서 가이드에게 이름을 말하고 차에 오르려하니 턱이 높아 이 일을 어떻게 하나? 하고 망설였다. 자원봉사자가 등에 업히라 말해 난감하여 주저하다, 결국 내가 마다하고 재활치료 할 때 계단 짚기를 한 경험으로 차 옆에 손잡이 잡고 올라갔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니 서울에 살적에 아무런 느낌이 없이 무심코 지나쳐 버린 시청 앞의 분수대는 사라지고 광장이 생겨 새롭고 거대해 보였다.

 서울을 떠나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면서 황금들판들은 사라지고, 산에는 나무들이 불그스름한 빛깔로 바뀌고 또 어떤 나무들은 낙엽마저 떨어져 앙상하였다. 천안에 정차하여 구수한 곰탕을 먹고 다시 버스를 탔다. 가이드의 풍경에 대한 흥미로운 해설을 듣고 남자가 누워있는 얼굴의 형상과 같은 금오산 풍경을 감상했다.

 어느덧 경주에 도착하여 코모도호텔에 도착하여 호텔의 크기에 놀랐고, 보문호수의 전경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호텔 정원에는 잘 다듬어진 황금잔디로 풍요로움이 있고 나무도 가지런히 다듬어져 있어 보기 좋았다. 룸에 들어가 보니 Suite Room으로 큰 침대와 푹신한 소파가 있고 큰 샤워 룸이 있어 아마도 특1급 호텔이었을 것이다. 창문 밖 전경은 넓은 보문호수와 불그스름한 자연의 풍경과 휴양 시설이 있어 아름다웠다. ‘하이원 행복 더하기’프로그램으로 경주에 안 왔다면 얼마나 후회 했을까? 하는 생각에 앞으로 장애를 미리 걱정하지 말고 ‘Challenger is Success' (도전자는 곧 성공이다)! 하고 생각을 바꿨다.

 오후에 만들기 체험으로 페이스페인팅과 풍등제작을 하면서, 장애인 가족들과 인권포럼 관계자, 봉사자분들과 안면을 익혔다. 나는 남편의 얼굴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주고 남편은 내 얼굴에 그리고 난 뒤 풍등에 내 소원을 글로 써냈다. 남편이 나처럼 장애인이 되여 불편하고 괴롭게 살지 않길 건강을 빌고, 손주들을 비롯해 세상의 모든 아가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고, 나는 언어치료를 위해 비롯된 낭독으로 책을 많이 읽고, 읽은 책을 생각하고, 많이 쓰고 하는 글을 적었다. 소원을 풍등에 글을 쓰고 남편과 봉사자들이 도와주어 풍등을 만들었다. 나는 장애가 된 후 글을 많이 썼다. 앞으로 기회가 온다면 책을 낼 계획이다.

 풍등을 만든 뒤 다른 장애인 가족들과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각자 장기자랑도 하고 노래를 부르며 남편과 환하게 웃음 지으며 기분 좋은 문화 상품권으로 선물도 받았다. 장애인 가족들은 즐거운 시간으로 마음을 나누고 다시 1층으로 올라와 석식을 하고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식사 후 남편이 로비라운지에서 나의 휠체어를 세워놓고 잠깐 갔는데 필리핀 가수의 연주를 들으면서 나에게도 오늘처럼 좋은 시간들이 돌아오는구나! 지금의 좋은 시간들이 “이것 또한 지나가노라”하며 빨리 지나가 버리지 않고 지금의 시간이 천천히 가서 내 곁에 조금 더 오래 머물었으면 했다.

 다음날 오전에 해안경찰대 요원들이 자원 봉사 나와서 나의 휠체어를 밀어 주었다. 감포 문무대왕릉에 도착해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니, 그 동안 장애인이 되어 지팡이로는 모래를 짚을 수 없어 해변을 걸을 수 없고 휠체어를 탈 수도 없어 포기하였던 바다, 그 동안 엄두도 못 냈었다. 멀리서 차를 타고가면서 쳐다보고 지나쳐버려 속상했던 그 바다를 지금 이 시간에 내 눈 바로 앞에서 보고 바다의 향기를 가까이 들이마시며 장애로 맺혀있던 암울했던 내 가슴을 넓은 바다에 던져버리는 통쾌함이 있었다. 장애인 가족들은 어제 만든 풍등에 불을 붙이고, 나는 해변의 하얀 물거품 파도와 어울러져있는 파란하늘 새털구름의 풍경을 내 가슴에 담아 놓았다. 갑자기 수천마리 갈매기가 떼를 지어 나르는데 생전 처음 보는 진귀한 광경이 펼쳐진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진귀한 풍경에 놀라 그만 소리쳐 좋아했다. 가슴속으로 바다를 좋아했던 내가 그동안 장애인이 되어서 바다를 볼 수 없었는데 오늘 감포의 문무대왕암을 찾아왔더니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마중 나온 것 같은 飛躍(비약)된 생각으로 그 순간이 아주 인상 깊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앞으로 장애로 바다를 그리워하며 서글퍼 하지 않을 것이다. 휠체어 타고 감포의 바다에 왔으니 앞으로 바다에 가고 싶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하고 자신감도 생겼다.

 감포를 나와 점심때 맛있는 불고기 정식을 먹고 불국사에 도착하였다. 가을이 무르익어 나뭇잎이 빨간 단풍잎과 형형색색으로 노란색, 갈색으로 바뀌었다. 해양경찰대 요원이 봉사자 되어 내 휠체어를 힘들게 밀어주어 불국사 다보탑에 갔다. ‘무설전’ 절 앞에서 새털구름으로 덮인 가을 하늘과 단풍이 붉게 물 들은 산에 절경을 보며 한없는 자연의 절경에 감개무량 했었다. 무열왕릉을 관람하고 천마총 가는 길에 노란 은행잎 낙엽이 소복이 쌓여 색깔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내가 비장애인으로 제대로 걸을 수 있다면 한 잎 두 잎 낙엽을 한번쯤 밟아보련만 무척 아쉬웠다.

 아침 일찍 창밖을 바라보니 보문호수의 잔잔히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저 멀리 호수에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붉은 새벽달이 떠있는 한 장면이 내 앞에서 잔잔히 펼쳐지고 있다. 오전에 경주 박물관에 탐방하여 정원에 에밀레종 보고 신라미술관 유물·품 전시관에서 천마총에 금관과 장신구들이 전시 되어 있다. 금, 은, 동으로 세공이 매우 섬세하고 화려하다. 금, 은으로 만든 그릇과 많은 장신구, 금관으로 신라는 황금의 나라이었을 것이다. 황룡사의 망새와 약식 건축 구조물과 여러 불상을 보면서 불교의 전성시대를 짐작 할 수 있었다. 인권포럼의 ‘행복 더하기’ 경주여행으로 감포의 문무대왕암과 불국사의 다보탑, 무열왕릉의 유적지 다녀보고 경주박물관에서 많은 유물·품들을 탐방하였다.

 인권포럼에서 마련해준 경주여행에서 ‘한’씨네 가정에서 아이들을 예쁘게 키우면서 화목하게 지내는 어여쁜 가정을 페이스페인트, 풍등제작을 하는데 보았다. 버스 안에서 내년엔 ‘강’씨 아저씨가 건강이 좋아져 말마차를 몰아주신다 했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나는 마차를 태워 달라고 하얀 거짓말을 했다.

아저씨는 교통사고로 인한 척수 장애로 목 아래로 양손, 양발이 모두 마비되어 아무 거동도 못하시고 불편하게 사시는 분이다. 장애의 불편이 얼마나 많을까? 그 장애의 고통을 내가 오른쪽편마비 장애인이 되어 짐작해 알 수 있다. ‘강’씨 아저씨는 양쪽 손과 다리가 마비 이니 그 불편 오른쪽 편마비장애인 내가 알고도 남는다. ‘성’씨는 뇌출혈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되어 말하는 것이 어려워 답답한 가슴을 말 할 수 없어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 나도 뇌출혈 후유증으로 장애인이 되어 지난날 책을 많이 낭독 하면서 읽은 경험이 있다.

 모두가 자신의 어려운 장애로 인해 불편한 장애인이 되여 경주여행에서 모처럼 장애인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이 되어서 화목하게 지내는 가족들이 행복해 보였다. 내년에도 나와 같은 장애인 가족들이 많이 가족여행의 기회가 되어 즐거운 여행의 시간을 공유하면서 공감 했으면 좋겠다.

 인권포럼에서 경주 여행은 잘 계획된 장애인 가족여행 프로그램으로 내 생애 최고로 편안하고 유익한 여행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인권포럼의 경주여행 시간으로 그동안 장애로 인해 바다를 가지 못해 서글펐던 시간이 해소되었다. 그동안 나 자신은 장애로 인해 바닷가를 엄두를 못 내어 가슴앓이를 하면서 많이 서글펐다. 감포에서 푸른 바다에 하얀 파도치고 갈매기 떼가 하늘을 나를 때 가슴에 맺혔던 장애로 인해 바다를 찾지 못했던 응어리가 풀렸다. 사랑하는 남편이 환하게 웃는 얼굴 모습도 볼 수 있어 한없이 행복했었다. 타인들의 가정에 따뜻하고 화목한 아름다운 가족애도 보았다. 불국사의 단풍이 진 아름다운 가을 풍경도 보고, 다양한 메뉴로 차려진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 ‘코모도 호텔’의 전경이 앞으로 나에게 좋은 글 쓸 소재가 되었다. 작문에 기회를 마련해 준 인권포럼 주최 측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해안경찰대 요원들과 학생들이 봉사자가 되어 내 휠체어를 밀어주어 고마웠다.

 인권포럼 간사님들의 잘 짜인 프로그램과 적극적인 봉사에 감사를 드립니다. ‘하이원 리조트’와 ‘사랑의 열매’의 후원에 감사드리고 인권포럼의 ‘박장우’ 차장님과 ‘장근우’ 간사님 여러 선생님들의 봉사에 진정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인권포럼 관계자 여러분들과 장애인가족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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