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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포유 : 세상을 바꾸는 한 장의 사진에 담긴 메시지!


세상을 바꾸는 한 장의 사진에 담긴 메시지! 김덕(사진 작가)


- 제3회 다양한시선사진 공모전 은상 수상
- 장애인청년학교 사진동호회 “셔터” 회원




 이 세상에는 국적과 언어, 인종에 따라 차별되고, 같은 국적과 인종이라 하더라도 세대간, 계층간 갈등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이 전해주는 메시지에는 차별적 요소가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숙명적 과제인 ‘장애인 인권’이라는 화두 앞에서 그리고 차별이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이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하고픈 갈망에 어느 날부터인가 카메라를 들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이고,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비가 무엇인지, 노출이 얼마인지 등 기술적인 면보다는 어떤 마음을 담아 어떤 생각으로 사진을 찍는지 사진에 담긴 추억과 사연을 보는 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찍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작업이 사진입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재생산되는 사진이라는 시각매체는 잘 만들어졌을 경우에는 말이나 글보다 훨씬 더 강하게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런 효과적인 시각적 표현을 위해서는 사진으로 표현하려는 것을 말이나 글이 아닌 시작적인 이미지 자체로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면 생각을 사진으로 하는 것입니다.
장애를 가진 신체적 구조가 동적인 스포츠 활동이나 여타의 문화예술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활발하게 움직일 수 없는 관계로 정적이면서 제 나름의 감수성과 그에 따른 생각들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여가활동’으로 카메라를 통한 사진 작업이 된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예전처럼 필름 카메라와 인화가 필요한 시스템이라면 고가의 장비와 그만큼의 공력이 투자되어야 하겠지만, 소형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이 이루어지고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과 DSLR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보급형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것도 사진이라는 매체를 쉽게 선택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 사진1 - ‘앞으로 전진’ 김 덕 作 ]


 세계적으로 유명한 블로그 운영자 스콧 슈만은 뉴욕, 밀라노, 서울 등 29개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만난 거리의 패션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400장이 넘는 사진에는 멋진 몸매를 지닌 소수의 젊은이가 아니라 다양한 체형을 지닌 일반 사람들의 독특한 스타일이 살아 움직이고 있고, 최신 유행을 쫓기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만들어 가고 있는 현실속의 거리 패션을 찍는 것으로 유명 디자이너들에게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옷이 매일매일 판매되지만 이를 똑같이 입은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고, 같은 옷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스콧 슈만의 사진작업과 그의 블로그는 1초에 8명이 접속하는 인기 공간이 됐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인사 얼굴이 없어도, 특정 브랜드나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를 소개하지 않아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국적이나 연령, 성별, 외모 등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개인의 ‘개성’에 초점을 맞춰 피사체가 꼭 젊고 날씬하고 미인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고 그것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 사진2 - ‘사랑한다. 아들아!’ 김 덕 作 ]


 나의 사진 속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만남보다는 헤어짐이 익숙한 시대, 눈 맞춤보다는 불편한 시선으로 외면하는 사회, 이웃과 마음 터놓고 지낼 수 없는 각박한 세상, 소통을 상실한 인간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온기를 느끼며 ‘사람’을 버릴 수 없는 이유는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단체의 시위에 참석한 군중을 찍기 보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강한 의지와 결의를 찾아내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프로그램에 참석한 평생 처음 관광지에 와 봤다는 장애인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장애가 있는 아들을 품에 안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내는 엄마의 마음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들은 장애인 비장애인 가릴 것 없이 사진 속, 그 사람의 눈빛 하나만으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쉽게 읽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나의 사진 속에는 사람이 중심이고 그 사람의 시선이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TV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면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들도 약간은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외면하게 되고 그러한 이유들로 방송매체를 통해서 장애인의 모습들은 극히 제한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당당함으로 우리의 모습들을 자주 보여주어야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시점까지 꾸준히 작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인권’이라는 화두를 꺼내들어 생활에서 발견하는 불편한 진실들을 논한다면 장애인의 접근성이나 이동성, 차별성을 말할 수 있지만, 저는 그 이전에 우리 자신 스스로의 일그러지고 삐딱하고 찢긴 모습을 당당히 내세우면서 목소리를 높여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장애의 어려운 역경을 딛고 감동의 순간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스스럼없이 보여주고 표현하는 가운데 ‘다름’이 아닌 ‘같은’ 생활인이라는 의식부터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장애인 사진’은 이러한 메시지를 바탕으로 투박하지만 밀도 높은 ‘사람 사진’으로 진화할 것이고 이러한 일련의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사진작업 과정들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리 주위에서부터 조금이나마 변화가 생길 것이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면에서도 작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사진3 - ‘닮은 꼴’ 김 덕 作 ]


 앞서 예를 들었던 유명 패션블로거 스콧 슈만의 경우처럼 그가 ‘개성’있는 피사체를 찾았듯이 저는 장애의 유무, 성별,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각자의 ‘개성’있는 ‘사람다움’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담아내는 것에서 의미를 찾으려 합니다.

 인간유형의 다양성과 더불어 장애유형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사진에 담기는 인물의 개성 넘치는 모습을 사진 이미지로 담아낼 때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를 가장 알맞은 눈높이와 가장 알맞은 거리에서 담아 장애인 인물사진에서 평온함과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어떤 대상을 주목하기 어렵지만 적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으면 그 대상을 바로 눈치채게 되는 것처럼 리 장애인을 향하고 있는 시선들을 내 스스로가 가장 알맞은 거리에서 그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것입니다.

 황량하지만 나름의 낭만을 간직한 멋진 초겨울 풍경을 바라보면서 카메라에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 한번쯤은 해보셨을 텐데요. 용기가 없어서 그만두진 않으셨는지요. 내가 지금 들고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부터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즐거움이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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