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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의원의 의정일기 - 나에게 왜 이런 상을?윤병국 의원 / 부천시(민주당)


윤병국 의원의 모습 6월 4일, (사)경기장애인인권포럼이 주최한 장애인 정책 우수의원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저도 수상자에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에 환경의 날 기념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관계로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만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수상자 발표는 그보다 훨씬 전인 5월 19일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수상자발표를 듣고서 기쁜 생각이 들기보다는 ‘나한테 왜 이런 상을 주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부천시의원이 되어 3년 동안 행정복지위원회에서 나름대로 장애인들의 인권향상과 평등한 사회생활을 위해 일한다고 했지만 저에게 이런 수상의 영광이 돌아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제가 해 온 일이 기존의 잘못된 정책 관행을 개선하라고 지적하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그런 지적은 특혜를 누리던 기존의 장애인단체로부터 미움을 살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장애인정책 관련하여 이제껏 제게 돌아온 것은 욕설과 비난이었지 칭찬이라고는 한마디도 없었던 것입니다.

 장애인 정책과 관련하여 제가 가장 크게 관심을 쏟은 일은 신축한 장애인재활작업장을 법령에 따른 시설로 신고하여 운영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정부 보조금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고, 채용된 장애인의 권리를 더 낫게 보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위해 수차례 시정 질문을 하고 주민감사, 감사원 공익감사까지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잘 아시다시피 높은 행정의 벽에 가로막혀 버렸습니다.

 또 다른 일은 주로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교통약자를 위한 콜택시 증차와 관련한 것입니다. 법정대수 50대에 턱없이 모자라는 8대만 운행하면서도 특정단체를 위해서 별도로 8대의 특수차량을 지원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고발하고 개선을 주장했습니다. 이 일은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이 밖에도 특정 신문사에만 도움을 주는 장애인신문 지원제도, 잘못된 점자도서관 계획, 방만한 장애인행사 등 기존 정책의 문제점을 다양하게 지적해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존 정책의 수혜를 받아오던 사람들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는 관련 장애인단체의 대표로부터 욕설과 물리적인 위협을 받는 상황까지도 겪어야 했습니다.

 장애인 정책을 바로잡느라고 죽어라 힘을 쓰면서도 장애인단체로부터 욕만 잔뜩 먹고 있는데, 장애인인권포럼이라는 단체가 장애인 관련 정책 활동을 잘했다고 상을 주겠다니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뭔가 착오가 있으려니 했습니다. 들어보니 의회 회의록을 모니터 했다는데 ‘단순히 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언급하는지만 집계했나보다’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시상식 후 이 단체가 모니터한 내용이 백서로 정리되어 나왔습니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의회를 전부 모니터링 했다고 합니다. 의원들의 장애인 관련 발언에 대해 구체성, 전문성, 달성가능성, 적정성, 지방자치성으로 구분하여 점수를 매기고 그 점수를 합산하여 우수의원을 선정했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경기도내 460명의 기초의원 중 제가 2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1위 233점에 이어 204점이고, 3위는 79점인 것을 보니 장애인 관련해서 많이 떠들기는 한 모양입니다.

 속내를 알고 나니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나름대로 장애인 복지를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도 욕만 얻어먹고 있어서 속이 상하기도 했는데, 장애인 단체로부터 장애인 인권에 기여했다고 주는 상이라니 더욱 기쁩니다. 그동안의 설움과 억울함이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사족) 장애인 정책에 대한 제 지적의 상대자였던 부천시 사회복지과에서 축하화분을 보내왔습니다. 왠지 씁쓸합니다. 내가 상을 받았으면 지적을 받은 쪽은 욕을 본 것일 테고, 축하화분을 보내기보다는 우수의원이 지적한 내용에 따라 개선점이 없는지 살피는 게 더 급할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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