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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공공정보와 IT기술의 만남 강영재 (㈜팝콘크리에이티브 대표)

 #사례 1
대전에 거주하는 김자출씨는 자전거가 없다. 그러나 그는 자전거 출퇴근 족이다. 그는 공공자전거를 이용해 직장에 출퇴근을 한다. 처음에는 공공자전거 보관소에 자전거가 없기도 해서 불편이 있었지만, 공공자전거 정보 앱을 다운 받아 사용하면서, 언제든 자신이 있는 지역 인근의 공공자전거 보관소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불편 없이 공공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교통비 절약, 체중감소, 환경보호 등 뿌듯함도 느끼고 있다.

 #사례 2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 나휴가씨.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의 도움을 톡톡히 봤다. 항공권 예약부터 숙소 예약, 관광지 할인 쿠폰 까지 나휴가씨의 올해 휴가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해서 스마트폰으로 끝났다. 여행계획 단계에서는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든 여행 어플을 통해 여행 정보를 수집했다. 도보여행 어플을 통해서 숙소 인근의 올레길 정보를 이용해 도보여행도 즐길 수 있었다.


< 그림1 : 다양한 공공 어플 - 출처 : 국정홍보블로그 >
공공정보와 IT의 융합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새로운 흐름이 우리 일상 생활 곳곳에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기업에는 새로운 수익 모델로, 사용자들에게는 새로운 사회 경험과 삶의 방식을 선사하는 새 시대의 견인차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수많은 정보가 존재한다. 아주 단순한 정보로부터 전문적으로 생산된 복잡한 정보까지. 현대의 우리 삶은 정보에 더 많이 의지하고 있으며, 또 의도치 않아도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다. 정보화 시대의 정보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고, 이제 삶과 정보를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사회로 이미 진입해 있다.

 스마트폰은 이런 정보를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연결 짓는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에는 수십만 개의 어플리케이션이 사용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몇십억회를 상회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새로운 시장이 열렸지만, 이것이 인류 모두에게 축복의 소리일 수는 없을 것이다. 새로운 비용이 증가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능력에 따라 “디지털 디바이드”(정보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며, 경제부문에서 빈부격차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에 대한 빈부격차가 심화될수록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 취약계층 부문별 정보격차 일반국민 대비수준 >

< 주 : 대비수준은 일반국민의 정보화수준을 100으로 가정할 때,
일반국민 대비 취약계층의 정보화 수준을 의미 >

< 자료출처 : 한국정보화진흥원 >

 한국의 유선인터넷을 포함한 디지털 디바이드 수치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디바이드”로 정보격차가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디바이드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 일반국민 대비 취약계층 무선 인터넷 이용정보 >

<  자료 : 한국정보화진흥원 >

 모바일 시대의 정보격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쪽에서 모두 발생하고 심화되지만, 이 글에서는 주로 소프트웨어적 측면만을 고려하고 있음을 미리 밝힌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제작하거나 혹은 공공 정보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이 주목을 받고 있다.(이 글에서는 이런 유형의 어플리케이션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공공어플”이라고 통칭한다.) 시장성 등의 문제로 일반 기업이 접근하지 않거나, 공공의 정보를 통해 더 나은 생활서비스를 제공함으로 효율적으로 정보격차를 줄이고, 개개인의 삶에도 도움을 주는 어플리케이션들이 속속 등장하거나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정부기관 등에서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공정보를 제공해 왔지만, 시간이나 공간 그리고 하드웨어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누구나 어디서나 손 안의 단말기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공공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공공어플 풍요속의 빈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정부기관들도 스마트폰이 보여주는 장밋빛 미래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지방자치 정부와 중앙 정부가 경쟁적으로 각종 스마트폰용 앱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 2013년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공어플 제작/배포 현황 >

<  이미지 출처 : Visual Dive >

 전국의 지자체와 중앙정부까지 합하면 훨씬 많은 공공어플이 제작되어 배포되었거나 배포를 앞두고 있다. 계량적 성과만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은 더 스마트해지고, 더 편리해지고 있음에 분명하다. 그러나 공공어플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상황은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전시성 행정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례역시 속출하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공어플을 보면 절반 이상이 다운로드 1만건 미만으로 이용률이 저조하다. 심지어 다운로드 회수가 100건도 되지 못하는 앱이 서울과 경기도를 합쳐 8건이나 된다. 건당 제작비가 1,000만원에서 2,000만원 가량 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엄청난 세금낭비가 아닐 수 없다.

 정부 외에도 많은 비영리 민간단체나 시민사회단체가 자금지원을 받아 제작하고 있는 앱까지 생각한다면, 필요로 하는 이용자가 없는 앱이 너무 많이 제작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원은 소비했는데 부가가치가 생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공공어플이 IT 전문가의 영역에서 제작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철저한 준비 없이 앱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앱을 중심으로 한 컨텐츠의 생태계에 대한 관심없이 앱을 만드는 것 자체가 결과인 사업을 하기 때문에 앱이 개발되고 나면, 그냥 방치되는 것이다. 정보란 질과 시의성이 생명인데, 현재 개발되어 있는 공공어플 대부분이 업데이트가 되지 않거나 정보의 질이 너무 낮아 활용성이 떨어지는 것들이 많다.

 다음으로는 공공어플을 제작하는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의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의 성과주의에 있다. 일반적이지 않은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제작하거나 수요조사도 없이 제작되는 앱들이 많다. 18,000만원을 들여 만든 앱이 다운로드 200건에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


< 그림2 : 아직 500명도 사용하지 않은 공공기관 어플 >
공공정보와 IT 기술의 만남.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공공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는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그것이 실제 요구를 가진 민간에서부터 시작되는 현상이라면 말이다. 특히, 정보취약계층에 있어 이는 정보접근성을 확대하고, 정보격차를 줄이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장애인과 같은 이동약자의 경우 해당 장애인이 있는 인근지역의 접근가능한 점포 정보나 화장실 정보, 최단시간 이동경로 등을 알려주는 앱은 이용자의 시간과 자원낭비를 예방하고 원활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게끔 도울 것이다.


< 그림3 : 장애인을 위한 지하철 이용정보 제공 앱 “지하철헬퍼” >

< 그림4 : 서울시의 지원으로 제작된 장애인 자립생활 정보제공 앱 “Happy IL in Seoul" >

< 그림5 : 수도권의 공공정보를 이용한 앱 “서울버스” >

 서울시는 지난 2011년 “모바일 공공정보 OpenAPI 서비스”를 개시해 서울시의 공공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앱 개발자들이 이를 활용해 자유롭게 공공어플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서울 열린 데이터광장”으로 통합되어 제공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생산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창조의 장”을 만들고 관리하는 역할에 주력하는 것이 공공어플의 발전과 이를 통한 사회변화의 전제조건이다.

 이와 함께 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사회 공공의 목적을 추구하는 앱 아이템에 대한 발굴과 제작 지원을 통해 정보격차 해소와 취약계층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때, 공공 정보와 IT기술의 만남은 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정보혁명”을 이루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우리 주변의 소소한 정보들을 모으는 공공정보.

 이 공공의 정보들이 IT기술을 만나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져가고 있다.

 공공어플이 만들어 가는 더 스마트한 세상을 기대하며, 우리 사회에 공공의 가치를 생각하는 건전한 공공어플 생태계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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