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단 메뉴 바로가기
  2. 본문 바로가기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야기 프리즘
HOME > Webzine 프리즘 > Webzine 프리즘
본문 시작

webzine 프리즘

프리즘은 한국장애인인권포럼에서 분기마다 발간하는 웹진입니다

지난호바로가기 이동

착한게임 “기능성 게임”이 보여주는 정보기술과 사회복지 강영재 (주)팝콘크리에이티브 대표

 현재 국내에서 기능성게임이라는 말이 나온 지도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기능성게임으로 유명한 북유럽과 비교했을 때에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도 너무나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함부로 이 부분을 논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고민이 됩니다.

 하지만, 앞으로 세상 살아가는 우리 모든 이가 함께 경험하고 함께 만들어 가야하는 몫이기에 이번 ‘프리즘’을 통해 기능성게임을 소개하고, 함께 누리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는 기회로 삼아보고자 합니다.

 우선 ‘기능성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해외에서는 시리어스 게임(Serious Game)으로 통칭하고 있습니다.)

 1977년 사회과학자인 아브트(Cluck Abt)는 기능성게임을 ‘사용자에게 놀이와 즐거움이 주된 목적이 아닌 교육이 주된 목적인 게임’으로 정의하였습니다. 기능성게임은 초기에는 워-게임 같은 군사용으로 도입되었으나, 현재는 주로 교육, 훈련, 치료(의료) 등의 특별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나아가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재미있게 풀어 나가며 해결 방안을 배울 수 있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기능성게임에 대한 연구 개발은 소규모 진행 중이나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찾기는 힘든 상황입니다만, 게임 산업의 장르 다변화와 영역 확대의 영향을 받은 측면과 최근에 들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와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에도 기여한다는 점에 따라 게임 산업계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해외에서는 기능성게임의 강국이라 불리는 네델란드가 기능성게임 개발의 역사가 제법 긴 편입니다. 실제로 기능성게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내면서 100개 이상의 기업이 기능성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중 15개는 메이저급 기업으로 중소형 개발사외에 대형개발사의 참여도 활발한 실정입니다.

 주요 이용자는 금융권, 대기업, 정부기관에서 교육용 게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왜 주된 이용자가 기업이나 정부기관인지는 아래 게임 사례 예시 및 국내 시장 현황을 통해 자연스레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앞서 말한 여러 분야 중에서 대표할 만한 몇 가지 기능성 게임을 소개해 드리고 기능성게임에 대한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먼저 네덜란드 소프트웨어개발사 브이스텝(VSTEP)의 인명구조 시뮬레이션 게임 '레스큐심'에 대해 소개합니다. '레스큐심'은 화재방재 및 긴급구조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게임으로 사고 현장을 3D로 재현해 사건 발생 전후의 흐름에 따라 이용자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제작됐습니다.

 이 게임은 구축자와 구조자 모드로 나뉩니다.

 구축자는 사고 현장을 재현하는 모드로, 3D 화면에 구조물과 각종 변수들을 구현해낼 수 있으며, 화재 현장에 놓인 가스가 연성인지 불연성인지처럼 자세한 설정도 가능합니다.

 구조자는 구축된 사고 현장에 투입돼 사람들을 구조하는 역할입니다. 헬기나 자동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하는 것부터 시작해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한 현장 전략까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도심, 숲, 역, 테러 등 다양한 사고 현장에서의 구조 전략을 시험할 수 있습니다.

 '레스큐심'은 실제 소방서 커맨드센터에서 모의훈련에 활용되고 있으며, 경찰, 공항 보안팀, 군대 등 인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서 유용이 쓸 수 있는 기능성게임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제 의료 분야에서 ‘기능성게임’ 사례를 한번 볼까요?

 여러분은 아마도 플라시보 효과라 불리는 위약 효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긍정적인 마음이 병을 치료해줄 수도 있다는 위약효과가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학설인데요, 암의 치료과정을 이해 시켜주는 기능성게임이 실제로 암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실험 및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되었습니다.

 해외 의학 잡지인 'PLoS one (PUBLIC LIBRARY OF SCIENCE)'은 최근 "기능성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신경 활성화와 연관된 보상 및 상호 작용(Interactivity and Reward-Related Neural Activation during a Serious Videogame)"이라는 발표를 통해 기능성 게임이 환자에게 동기를 부여하여 암을 극복하는데 긍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발표의 공동 저자이자 미국 캘리포니아의 비영리 단체 'HopeLab Foundation'에 소속된 Steven W. Cole 교수(PhD)는 '직접 기능성 게임을 즐길 경우 (병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긍정적인 동기를 크게 향상시켜준다.' 고 밝혔으며 환자가 치료 과정을 이해하면서 항암 화학 요법에도 분명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발표에서 언급된 게임 'Re-Mission'은 인체의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 로봇 록시(Roxxi)를 환자가 직접 조종해 암세포를 격파하고 항암 치료의 부작용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체험하도록 만들어진 기능성 게임입니다.

 특히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게임에 익숙하고 정보를 받아들이기 쉬운 어린 환자들일수록 경우 암과 싸우려는 의지 및 항암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주기 때문에 직접적인 암 치료 활동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밖에도 장애인 보호자를 위한 휠체어 밀기 게임이라던 지 또는 치매 환자나 중증 환자의 시야를 통해 환자보호자나 가족을 보게 하는 게임을 통해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하는 다양한 헬스 케어 게임도 해외에서는 나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서울대 간호 대학원을 중심으로 필자가 함께 참여하여 Games for Health Korea Forum을 통해 건강의료 분야에 게임을 활용하는 게임 케어(Game Care)의 개발 및 적용에 대해 공동 활동 연구 및 게임 개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헬스 기능성게임은 훈련 및 시뮬레이션, 협동력 증진, 재활, 생활 습관 개선, 신체적 위험 진단, 두뇌 개발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공할 수 있으며, 더욱이 헬스 기능성게임이 모바일과 만나면서 향후 '유비 쿼터스'와 접목하여 사용자 접근성이 높게 발전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간단하지만 위에서 소개한 사례의 기능성게임을 통해 기능성 게임이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킨텍스에서 개최됐던 굿게임쇼 코리아 2013에서 선보였던 기능성게임을 통해 국내 산업 현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필자도 회사에서 관람 부스를 설치하여 직접 참여하였습니다.)

 이번 굿게임쇼에서 부각되었던 게임사는 리니지 등 온라인 게임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였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인지니’ 및 ’AAC’와 함께 ‘프리라이스’(Freerice)를 소개하면서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왔던 자사의 기능성 게임을 적극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인지니'는 인지 장애 아동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공익용 기능성 게임으로,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지적 장애 아동의 재활치료 활용으로 임상 실험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 의사소통 보조 어플리케이션 'AAC'는 언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동들을 지원해 주는 소프트웨어입니다.

 '프리라이스'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협력해 만든 기아퇴치 공익용 기능성 게임으로, 퀴즈의 정답을 맞힐 때마다 10톨의 쌀알을 적립해 전 세계 대상 필요한 사람들에게 쌀을 기부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합니다.


 또 유니아나도 치매관련 인지기능향상 게임 '젊어지는 마을'을 발표했습니다.
이 게임은 아케이드 형식으로, 터치를 기반으로 3개의 버튼을 활용해 게임에 임하도록 개발됐으며, 결과물을 토대로 아산병원과의 임상실험을 진행했으며, 임상실험 결과를 통해 이 게임이 치매 예방 등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한편, 이렇게 다양한 기능성 게임이 발표되고, 또 굿게임쇼도 지난해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개발사 등 참여자의 의견은 여전히 갈 길은 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능성 게임이 새로운 사업군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발사들의 접근이 시장 확대가 아니라 사회 복지 측면으로 과도하게 편중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 또 하나의 시장으로 인식해야 다양한 상품이나 콘텐츠가 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 지는 것인데 대기업의 사회복지 참여라는 식의 접근은 지금 당장은 이로울지 모르나 언제든지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이 내포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재 기능성 게임의 경우 작은 업체나 팀에서 열심히 만들어서 메이저급 중견기업들에게 퍼블리싱하려고 해도 실제로는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사회 복지 실현 차원에서 참여한 엔씨소프트를 제외하면 중견기업 이상의 게임 개발사들의 참여가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앞서 말한 네델란드 등에서의 예를 보듯 기능성 게임을 B2B 형태의 사업 모델로 교육기관, 정부기관, 의료기관 및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기능성게임을 만들어 내서 판매하고, 일반 사용자들은 학습이나 다른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앞서 말한 공공기관이나 단체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분명 기능성 게임도 시장의 한 부분으로서 자리를 잡아 갈 수 있으리라 필자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진흥원 등이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만을 진행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국가나 공공기관이 교육 등 공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능성 게임을 발주하는 형태 등을 취하여 사업을 활성화 시키는 방안으로 지원 형태를 바꿔나가야 할 것입니다.

 짧은 지면 내에서 ‘기능성게임’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주마간산 식 이야기가 된 것은 아닌지 살짝 걱정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앞서 서두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제 기능성 게임은 먼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코앞에서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세상 살아가는 모든 이가 함께 누려야하고, 함께 만들어 가야하는 몫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여러분께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지켜 볼 것이 아니라 그간 살아오면서 불편을 해결하려하거나 또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이런 기능성 게임을 통해 아이디어를 현실화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하고 한번쯤 고민해보는 계기를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다 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아이디어가 많은 이들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짧은 글 잘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평화를 빕니다.

 주) - 강영재대표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유통 및 게임 개발사로 유명한 ㈜한빛소프트의 교육센터 디지털캠퍼스 원장을 시작으로 하여 지난 10여년을 넘게 한국 이러닝 업계 및 콘텐츠 업계에서 신규콘텐츠 사업 개발을 담당해왔으며 지난해 9월 팝콘게임즈 및 ㈜팝콘크리에이티브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게임, 교육콘텐츠, 모바일 콘텐츠 등 굿 콘텐츠 개발 및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마당을 나온 암탉’ 게임시리즈를 개발 중이다.

프린트하기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