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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토리 : 똑똑똑, 캐나다 리치몬드 자립생활센터에 문을 두들기다


똑똑똑, 캐나다 리치몬드
자립생활센터에 문을 두들기다.
이지수(경기장애인인권포럼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통계로 비교해 본 캐나다와 한국

 한국의 통계청과 같은 역할을 하는 Statistics Canada(http://www.statcan.gc.ca) 사이트에 들어가서 ‘Disability’라는 검색어를 치면 흥미로운 통계 자료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2011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를 통계청이 아닌 보건복지부에서 찾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캐나다의 모든 장애 관련 통계 자료는 이 사이트를 통해 열람/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 여기서 잠깐, “캐나다와 한국의 장애인의 개념이 다르게 느껴지는 까닭은 뭘까요?”
‘Canadian with disabilities(장애를 가진 캐나다 시민)’ VS ’보건복지부의 대상자인 장애인‘


 여러 통계자료를 흥미롭게 훑어보다가 하나의 상징적인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도 우리나라처럼 5년마다 실태조사를 발표하는데 2001년부터 조사명이 바뀐 것입니다.

Health and Activity Limitation Survey(HALS)
Participation and Activity Limitation Survey(PALS)


 보시다시피 제목의 키워드가 ‘건강’에서 ‘참여’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장애를 ‘건강’이라는 한 개인의 문제로 개인화시키는 것에서 벗어나 ‘참여’라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려는 태도와 실제 사회에서 장애인의 삶이 어떠한지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으로 새로운 실태조사를 도입한 캐나다의 의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이러한 조사명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는 무엇일까요?



 옆의 차트는 연령에 따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취업률을 비교한 것입니다. 단순히 장애인만 대상으로 한 통계가 아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비교해서 노동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그 양상을 보다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비교표라고 생각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저는 몇 가지 공통된 통계 지표를 바탕으로 캐나다와 한국의 일반적인 현황을 비교해보았습니다. 공유할 만한 정보는 캐나다의 장애인구 비율이 14.3%로 한국보다 두 배가 넘는다는 점과 한국이 캐나다보다 중증 장애인의 비율이 조금 더 높다는 점, 마지막으로 두 나라의 장애유형의 기준과 인구 비율이 다르다는 점 등입니다.

단위 : 명, %
캐나다와 한국의 전체 인구의 장애인 비율
지표 캐나다(2006) 한국(2011)
인구 전체 인구수 30,893,640 49,779,000
장애인 수 4,417,870 2,611,126
전체인구 대비 장애인 비율 14.3 5.2
장애
정도
Mild 경증(3-6급) 60.2 77.2
Moderate
Severe wnd증(1-2급) 39.8 22.8
Very severe

※ 참고적으로, 캐나다의 장애정도는 연령에 따라 3가지(0~4, 5~14, 15세 이상)로 분류되는데,
각 연령대마다 정도의 기준이 다름. 이에 사회 참여가 가장 높은 15세 이상의 연령대로 기록하였음.

캐나다와 한국의 장애유형별 인구수
지표 캐나다(2006) 한국(2011, 등록 장애인 수)
유형 인구(명) 유형 인구(명)
장애
유형별
인구수
Mobility 2,946,160 지체장애 1,337,722
Agility 2,856,820 뇌병변장애 261,746
Seeing 835,960 시각장애 249,259
Hearing 1,289,420 청각장애 260,403
Speech 557,980 언어장애 17,207
Pain 2,965,650 지적장애 161,249
Learnign 752,110 자폐성장애 14,888
Memory 495,990 정신장애 95,821
Developmental 190,310 신장장애 57,142
Psychological 649,780 심장장애 12,864
Delay 17,090 호흡기장애 15,551
Chronic 135,570 간장애 7,920
Other 127,490 안면장애 2,696
장루ㆍ요루장애 13,072
간질장애 9,772



 인구수, 장애정도, 유형 등 기초적인 통계 내용 말고도 교육, 고용, 연금 등 사회 참여와 관련되어 두 나라의 사회ㆍ환경적 상황을 좀 더 비교, 평가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짧은 지면에 다 담을 수 없기에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열람하시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발걸음] 똑똑똑, 리치몬드 자립생활센터에 문을 두드리다!

 캐나다 오타와(수도)에는 1986년 설립된 ILCANADA(http://www/ilcanada/ca)라는 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는 비영리기관으로서 자립생활 철학과 이념을 전파하고, 각 지역의 자립생활센터를 지원, 전국적으로 다양한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2년 1월, 멤버로 되어있는 자립생활센터는 총 27곳입니다. 저는 본 단체의 사이트를 통해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리치몬드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여기서 잠깐, ILCanada의 정말 awesome한 ‘전자 도서관’을 추천합니다.

 웹접근성을 고려하여 Tab키 하나로 모든 정보의 열람이 가능한 ILCanada 사이트에는 ‘Library’ 공간이 있습니다. 단체에서 발간하는 계간지와 연구보고서를 비롯하여 IL과 관련된 캐나다, 미국, 영국 등 전 세계의 다양한 글들을 누구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Researching through an IL Lens’라는 인상적인 단어로 찾을 수 있고요. 마치 보물창고를 찾은 것 같았던 기분 좋았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리치몬드 자립생활센터의 정식 영문 이름은 ‘Richmond Centre for Disability’입니다. 센터는 1985년 Richmond Committee on Disability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현재 18명의 직원 및 활동가들이 소속되어 있고, 중국인이 많이 사는 도시에 위치하고 있어 중국, 타이완, 홍콩 등 중국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7~8명(소장 포함)이었습니다. 또 센터의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이용자나 방문객들도 아시아계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특별히 아시아인만을 위한 동료지지 및 레크레이션 프로그램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 여기서 잠깐, 리치몬드 센터에 어떤 경로로 방문을 했는지 소개합니다.

 기관을 찾아가기 전 제 소개와 방문 요청을 정리해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틀 지나 대표를 맡고 있는 Huang 소장으로부터 언제든지 방문을 환영한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기분 좋은 답장에 감사하며 센터에서 정보제공을 담당하는 Kathie와 통화를 하여 방문 날짜와 시간을 정하였습니다.


 리치몬드 센터는 바로 앞에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이 있어 접근성이 좋았습니다. 2층의 건물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심볼과 파란 벽으로 되어 있는 건물의 밖을 보며 참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사무공간과 넉넉한 프로그램실/상담실/응접실, 안내데스트 등으로 구조적으로 잘 정돈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건물 밖 전경 안내데스크 안내데스크 옆 이플렛 공간
응접실, 상담실, 프로그램실 프로그램실 가는 복도 화장실은 총 3개
1층 사무 공간 2층 휴식 공간 2층 이동을 위한 승강기


 내부를 다 둘러보고 모든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와 인사를 나눈 후, 깔끔한 내부만큼이나 설립 배경과 미션, 사업 내용 등이 잘 정리되어있는 리플렛을 보며 센터에 대한 소개를 들었습니다. 자립생활이라는 이념을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한국의 센터들과 여러 비슷한 부분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핵심 사업도 한국에서 익숙하게 들어 왔던 1)정보제공과 네트워크, 2)기술훈련과 역량강화, 3)동료지지와 레크레이션이었습니다. 이 외에 매년 계획된 행사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 여기서 잠깐, 여러 프로그램들로 꽉 채워진 시간표, 과연 세부 사업 개수가 몇 개나 될까요?

 옆의 시간표를 보면 월요일부터 금요일, 간혹 토요일까지 한 주의 하루도 빠짐없이 프로그램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세부 프로그램들의 개수를 세워보니 기술훈련과 역량강화의 세부 사업은 총 11개, 동료지지와 레크레이션은 총 17개나 되었습니다. 각 프로그램들은 2~3개월 단위로 나뉘어 운영되는 것이 보편적이었고, 10~80$ 정도의 참가비가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한국의 센터들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리치몬드 센터 사이트에 들어가시면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일부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의 경우 동영상도 볼 수 있으니 재미있게 구경하세요.


 가만히 설명을 듣다가 문득,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제 질문에 몇 해 전 자립생활센터 방문 차 일본에 다녀오셨던 소장님께서 짧게 답해주셨습니다. 한국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걸로 알고 있고,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저는 우리나라에 대해 좀 더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서 만들어간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한국장애인인권포럼 영문 브로셔를 보여 드렸습니다. 역시나 센터에서 가장 활발한 레크레이션과 성격이 비슷한 서울센터의 보치아 경기에 가장 흥미를 보이더군요.

 가장 궁금했던 센터의 재정과 정부 지원에 대한 정보는 이번 방문에서 듣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미처 질문할 염두조차 못낸 것도 한 몫 했지만, 먼저 설명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처음 오자마자 센터의 내부적인 이야기를 물어보는 것도 어쩌면 예의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알아 본 결과, 리치몬드 센터는 현재, ILCanada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리치몬드 시에서 약간의 펀드를 받고 운영되고 있으며, RBC라는 인근 지역 은행에서 후원한 기금으로 IL 기술훈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1시간여의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자주 와서 센터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흔쾌히 yes! :) 저는 일주일 뒤 이력서를 들고 가서 직원 면접 못지않게 긴 인터뷰를 마치고 “English Class’와 ‘Music in motion’이라는 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English Class는 월수ㆍ주2회, Music in motion은 화요일ㆍ주1회 프로그램이라 주3회나 센터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월화수, 주3회,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다.

 봉사활동 첫째 날, ‘English Class’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날은 특별히 봉사활동을 하던 Jane(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수업을 준비해왔습니다. 프로그램 이용자 대부분은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영어를 잘 못하는 장애인들과 상호작용이 적은 발달장애인들이었습니다. 이용자 8명, 자원봉사자 5명이 의자에 둥글게 둘러앉아 좋아하는 음식,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 주말에 했던 일 등 여러 질문들이 적힌 종이를 한 장씩 뽑아 함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의 옆에는 차를 굉장히 좋아하는 31살의 발달장애인 남성 Dean이 앉았는데 캐나다에도 한국 회사 차가 있다며 Kia, Hyundai의 차 이름들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봉사활동 둘째 날은 ‘Music in Motion’이었습니다. 기타를 메고 온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 자원봉사자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지적장애와 발달장애를 가진 20~30대의 청년 장애인들과 은퇴한 캐더니언 할아버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온 젊은 엄마와 중년의 아주머니가 오래 전부터 봉사자로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독특한 점은 참여자와 봉사자의 구분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둘러 앉아 진행자가 준비 한 노래를 배우고 간단한 타악기를 연주하는 동안 그저 모두가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서로를 격려해주는 분위기가 참 편안해보이고 인상적이었습니다.

※ 여기서 잠깐, 리치몬드 센터에는 얼마나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을까요?

 리치몬드 센터에는 봉사자가 참 많습니다. 프로그램의 참가자와 봉사자와의 비율이 거의 3:1 정도입니다. 일부 프로그램은 봉사자가 직접 진행을 하기도 하고 이민 온 장애인들을 위한 ‘English Class’의 경우 영어를 잘 하는 장애인들이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 뿐 아니라 봉사를 하기 위해 온 또 다른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의 유입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이 봉사활동이 지역사회 통합에 좋은 디딤돌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센터를 자주 다녀서 볼 수 있는 광경 중에 하나는 지역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왕래가 굉장히 잦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들 대부분의 방문 목적은 정보를 얻기 위함이었고요. ‘지역사회의 장애 관련 안내소’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센터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정보제공과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www.disability-data.com 장애 관련 캐나다, 미국, 영국의 자료 공유

 리치몬드 센터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더 나누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캐나다에서 발견한 여러 단체들에 대한 정보와 의미 있는 자료들을 나누기위해 만든 저의 블로그(DID : Disability International Data)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시작한 자립생활 운동의 역사를 가진 선진국들(캐나다를 중심으로 미국과 영국)의 좋은 자료들을 공유함으로서 한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여러 활동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은 힁하지만 앞으로 차곡차곡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니 찾고 싶은 자료가 있으면 한 번 방문해주시고요. 참고로, 영문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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