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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포유 : Movie Plus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속에서 본 장애인의 모습 박주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포스터
<그림 1 :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포스터>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는 엑스맨 시리즈의 리부트 성격의 영화로 엑스맨 1,2,3편에 나오는 찰스 자비에(프로페스 X)와 에릭(매그네토), 레이븐(미스틱) 이렇게 세 인물의 어른시절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3차 대전을 조장하는 악당 세바스찬 쇼우에 대항하기 위해서 찰스와 에릭, 레이븐은 정부와 함께 각처에서 자신을 드려내지 못하고 숨어 지내는 다른 엑스맨(돌연변이)들을 찾아내어,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잘 조절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준비해서 마침내 세바스찬 쇼우와 싸워서 3차 대전을 막고 세상을 지키는 히어로들의 이야기이다.

장애인과 유사한 엑스맨

그러나 영화 속에서 엑스맨들의 모습은 다른 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일반적인 히어로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영화 속 엑스맨들은 분명 히어로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영화의 히어로처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선망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숨기며 살아간다.

그들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간들 보다 한가지씩의 뛰어난 능력이 있을 뿐인데 사람들이 그들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처에서 자신을 드려내지 못하고 숨기며 살아온 엑스맨들이 찰스와 에릭에 의해서 하나 둘 모이게 되고, 자신과 같은 돌연변이들이 모인 자리에서야 비로써 숨겼던 자신의 능력(자신의 정체성)을 내보이는 모습과 자신의 모습이 싫고 인간과 똑같은 모습이 되고 싶어서 치료제를 만들어 자신에게 실험해보지만 결국 실패하여 인간의 모습과 더 멀어져 버리고 마는 행크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사회에서 소외되고 그것으로 인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엑스맨(돌연변이)의 삶은 왠지 장애인의 삶과 유사하다. 우리 장애인도 사회에서 엑스맨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장애가 있다는 것은 비장애인과 다를 뿐, 인데 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장애인을 차별하고 사회와 분리시킨다.

자비에 교수 히어로로도, 장애인으로도 뭔가 2% 부족하다.
<그림 2 : 자비에 교수 히어로로도, 장애인으로도 뭔가 2% 부족하다.>

2% 부족한 돌연변이, 찰스 자비에

한편 찰스 자비에는 엑스맨(돌연변이) 중에서 가장 인간들과 잘 어울리고 ‘인간도 언젠가는 돌연변이인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 이라고 믿으며 인간(정부)측에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엑스맨들 중에서도 진정한 히어로적인 인물로 나온다.

이는 어린 적 자신의 능력을 이용 하기위해서 자신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무참히 죽인 인간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찬, 에릭이나 자신이 인간과 다른 외모(파란 피부와 빨간머리, 노란 눈)를 가진 것에 상처를 받고,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닌 타인의 모습으로 복제하여 살아가는 레이븐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에릭과 레이븐과는 달리 그가 그렇게 돌연변이인 자신을 쉽게 받아들이고 인간들 속에 섞일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자신은 돌연변이쪽 보다는 인간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어서는 아닐까? 사실 찰스 자비에의 돌연변이적인 능력은 타인의 생각이나 마음을 읽고 조정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능력은 레이븐처럼 겉으로 드려나 보이는 콤플렉스 적인 요소도 아니고 에릭처럼 아픈 기억도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고 사회에서 인간들과 어울려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불편은 커넝 오히려 득이 되는 것이 더 많다.

영화 초반에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다가가기 위해 (타인의 마음을 읽는)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여성에게 호감을 얻는 장면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그는 돌연변이적인 외모에 상처받은 레이븐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레이븐에게 그는 ‘너는 특별하다’라고 말하지만 레이븐이 자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자.(데이트 신청을 하는 레이븐도 사실은 이미 찰스가 어떻게 대답 하리라는 것을 아는 듯했음) 너를 이미 잘 알고 있고, 오랜 친구라서 너와 데이트를 하는 것은 죄를 짖는 것 같다’ 라는 말로 거절하는 찰스의 행동은 왠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고 후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 자비에 교수
<그림 3 : 사고 후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 자비에 교수.>

장애인이 된 찰스 자비에 - 그는 더 이상 히어로가 아닌가?

그런 그가 영화 후반부에 에릭과 대립하다가 사고로 총에 맞아 휠체어 장애인이 된다. 휠체어를 타고 나오는 장면이 마지막 한 장면에 불과하고, 엑스맨의 다른 시리즈에서는 다시 그가 걷는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장애인이 히어로로 나온다는 정보를 얻고, ‘과연 장애인을 어떤 방법으로 히어로로 등장 시켰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으나 역시나 장애인이 된 자비에의 모습은 정작 마지막에 모이라 요원과 나눈 짧은 대화가 전부여서 그 점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찰스 자비에는 장애인이 됨으로써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과 장애인으로 자신을 보는 타인의 시선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비로써 찰스 자비에가 레이븐을 포함한 다른 돌연변이의 삶을 직접 느끼고 공감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휠체어 장애인이 된 찰스 자비에는 장애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히어로가 아닐까? 지금껏 히어로 영화에서 보여지는 히어로의 이미지로 비추어 본다면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히어로’ 라고 하면 우리는 무슨 일이든지 척척 다 해내는 만능인 인물을 생각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히어로의 이미지(슈퍼맨, 베트맨 등등..)가 늘 그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어로라고해서 꼭 그렇게 모든 부분에 대해 완벽하고 만능이어야만 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이 잘하는 어느 분야에서 뛰어나면 충분히 히어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찰스 자비에는 여전히 히어로이다. 허리에 총을 맞고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인이 되었지만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그의 능력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오히려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지금껏 실감하지 못했던 다른 돌연변이의 입장과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 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이로써 그는 돌연변이와 인간, 모두를 어우를 수 있는 내적 역량강화가 되지 않았을까?

이제부터라도 ‘히어로’ 의 이미지에 변화가 필요하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너무 치중하여 히어로 이미지를 획일화(육체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것에서 벗어나 내면적인 측면의 히어로, 또는 어느 특정한 분야에 대한 히어로처럼 각각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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