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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연결해 주는 인터넷 박성준 (소셜플랫폼 대표)


2006년 8월, 미국 뉴욕의 ‘잘 나가던’ 파티 플래너 스캇 해리슨(Scott Harrison, 1975~)은 그의 서른한 번째 생일을 맞아 맨해튼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재미있는 파티를 준비했다. 그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생일 선물 대신 파티 참석의 대가로 20불 씩을 내도록 했다. 그날 밤 그는 만 오천불, 우리 돈으로 2천만 원이 좀 못되는 돈을 모았다.

이 돈으로 그는 아프리카의 우간다에 3개의 우물을 만들고 다른 3개의 우물을 고쳤다. 그는 이 돈을 시작으로 ‘물을 기부하자(Charity: Water) http://www.charitywater.org/ ’ 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아프리카에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우물을 지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물을 기부하자, Cahrity;Water의 프로젝트를 통해 깨끗한 물을 쏟아내는 우물을 가지게 되어 기뻐하는 아이들
<물을 기부하자, Cahrity;Water의 프로젝트를 통해 깨끗한 물을 쏟아내는 우물을 가지게 되어 기뻐하는 아이들>

가난한 아프리카 인들에게 ‘물’은 곧 생명수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물을 얻기 위해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연못이나 강가에서 물을 길어 온다. 대부분 여인들이나 어린 아이들이 맡아서 하는 이 일은 위험하기도 할 뿐 아니라 매일 3시간씩을 소비한다.

많은 아이들이 물을 길어 나르기 위해 놀 시간도 학교에 갈 시간도 반납한다. 더욱이 나쁜 점은 이렇게 길어온 물은 너무도 오염되어 있어 이 물을 그대로 먹는 것은 곧 질병으로 이어진다. 건장한 어른들은 그런 대로 버티어 낼 수 있지만 어린이들, 특히 신생아나 몸이 약한 아이들은 병에 걸리거나 결국 죽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된다.

이런 처지에 있는 아프리카 인들이 10억 명에 달한다. 그들에게는 생명 유지를 위해 물은 기본적이고도 결정적인 자원인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하고 하는 미국, 그 미국에서도 가장 화려한 도시인 뉴욕의 맨해튼에서 스콧 해리슨은 유명 연예인들과 파티를 즐기는 생활을 수년간 해왔었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술은 물론 마약까지 즐기는 환락의 생활에 익숙했다.

스캇은 그 당시 자신의 삶에 대해 ‘나는 사람들에게 이기심을 팔고 있었다. 나는 이기적이고, 아첨하고, 어찌할 수 없는 최악의 인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기적인’ 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스캇은 28세가 되던 해 자신의 일을 청산하고 사진사가 되어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아나스타샤’라는 이름의 자선 의료선을 타고 서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그는 아프리카의 참혹한 현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가 4살 때 그의 어머니는 집에서 고장난 난로에서 새어나온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해 면역력을 잃고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장갑을 낀 채 집안에서 철저히 격리된 생활을 하는 처지에 있었다. 우연이겠지만 그가 아프리카로부터 돌아온 어느 날 그의 어머니의 병이 기적적으로 치유되었다. 그의 어머니가 병을 앓은 지 20여년 만이었다. 그때부터 스캇과 그의 어머니는 그들의 자선활동을 소명으로 받아 들였다.

그는 보다 헌신적이고 조직적으로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자선활동을 생각했고 그것이 곧 ‘물을 기부하자(Charity: Water)’는 단체를 만들었다. 2006년 시작당시 만 오천 불에 불과했던 기부금은 매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단체는 큰 부자나 기업들의 고액기부나 국가의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들은 1불에서 수백 불까지, 평균 20불, 약 2만여 원 정도를 기부하는 일반인들의 소액 기부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단체의 웹사이트(http://www.charitywater.org/)를 기반으로 대부분 ‘트위터(twitter.com)’ 나 ‘페이스북(facebook.com)'이라는 인터넷 ‘소셜미디어’ 도구를 이용하여 다양한 파티와 행사들을 조직함으로써 모금을 한다. 8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일하면서 지난 4년간 에디오피아를 비롯한 19개 국가의 약 180만 명에게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들은 2020년 까지 모두 1억 명의 인구에게 물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매해 8월을 기준으로 모금 활동 및 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비영리단체들이 150만개 이상이 넘고 그 역사도 매우 오래 된 나라다. 이렇게 수많은 단체들 중에서도 이 단체가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덕이라 할 수 있다.

홈페이지는 물론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잘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특히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모든 활동에 이용한다. 약 20년이 채 안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터넷은 전 세계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정보의 바다라고 불린다.

Charity; Water'의 2007년에서 2009년 까지 모금한 총액 약 1천만불에 달한다.  2009년 한해에만 3만 4천여 명의 기부자를 통해 540만불, 약 60억원을 모금했다.
<Charity; Water'의 2007년에서 2009년 까지 모금한 총액 약 1천만불에 달한다. 2009년 한해에만 3만 4천여 명의 기부자를 통해 540만불, 약 60억원을 모금했다.>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내 바로 눈앞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사진은 물론 유튜브 같은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글로써 접할 때보다도 더 생생한 감동을 스토리로 엮어서 전해 줄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기부를 한 사람과 그 기부를 받은 사람들 간에 서로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서로의 사진도 교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기부를 하는 사람과 기부를 받는 사람은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기부를 하는 사람은 자기가 보다 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을 직접 선정하기도 한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친근함과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은 이러한 공감과 연대를 광범위하게 확산시킬 수 있다. TV나 신문과 같은 보통의 언론 매체를 이용해서 어떤 뜻을 전달하려고 하면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는 개인이라 하더라도 그가 진정성을 가지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열심히 전파하기만 한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누구나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리고 그 특성상 한 사람의 입에서 다른 사람의 입으로 네트워크를 타고 무한정 확대되어 갈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인터넷, 특히 소셜미디어는 비영리단체와 같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나 조직에게는 그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훌륭한 도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50여 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정보통신기술을 흔히 정보혁명이라고 부른다. 이 정보혁명은 산업혁명이 인류 역사에 기여한 것보다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사람들은 평가한다.

물을 기부하자(Charity: Water)'가 우물, 정수기 등을 보급함으로써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나라들
<물을 기부하자(Charity: Water)'가 우물, 정수기 등을 보급함으로써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나라들>

그런데 사람들이 약간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정보혁명이 가져다 줄 발전에 대해 산업혁명이 가져다 준 발전, 즉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물자를 싸고 풍족하게 공급해 줄 수 있는 그러한 발전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 혁명이 그러한 산업발전의 측면에 기여하는 바는 그렇게 크거나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전 인류가 먹고 살 기에 충분한 식량과 물자를 생산해 내는 능력에 도달한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억의 인구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어 질병에 시달리고 그보다 더 많은 수십억의 인구가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그 이유는 이러한 생산능력의 발전이 나라 사이의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한 나라에서도 소외된 사람들에게 까지 골고루 나누어 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다. 하나의 국가 안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와 같은 불균형과 격차, 그리고 소수자들의 소외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러한 사실들이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무시됨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보혁명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물론 좋은 도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과 공감하고자 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면 이러한 문제가 사라진다고 볼 수는 없다.

Charity: Water'는 홈페이지 외에도 블로그, 이메일은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뜻을 홍보하고 참여를 조직한다. <Charity: Water'는 홈페이지 외에도 블로그, 이메일은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뜻을 홍보하고 참여를 조직한다.>

하지만 스캇 해리슨과 같은 사람들은 세계 도처에 있다. 그들이 보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을 보다 선한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이들의 노력은 정보기술의 발전 덕에 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게 발전할 것이다.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우리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앞으로도 전하고 싶다.

인터넷이나 정보통신 기술이 사람들에게 세상의 진실을 알리는 일, 우리 사회 구석구석, 그리고 세계 어떤 곳에서도 소외되거나 잊혀진 상태에 머물지 않도록 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런 사례들은 우리 주변에 이미 너무도 많다.

이러한 기술들은 물건을 더 잘 생산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고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들이다.

2011.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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