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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과소통

지방선거와 청년이그나이트


20대가 정치에 눈을 뜨면 세상이 바뀐다! 김선경(청년이그나이트 대표)


 "젊은 층의 투표참여가 이번 선거에서 굉장한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지난 6월 2일, 청년이그나이트 회원들은 대학로에 위치한 카페 이그나이트로 모였다. 오늘의 모임은 개표방송을 함께 시청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2달 가까이 진행한 20대들의 투표참여운동을 정리하는 자리였다. 스무명 남짓 모여서 우리는 개표방송을 보는 와중에 자연스레 우리의 활동이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우리들의 이야기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에서는 오후부터 젊은 층의 투표참여가 이뤄지면서 선거가 초박빙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 했다.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참여하는 것이 어떻게 이렇게 뜨겁게 보도될 수 있었을까?

 청년이그나이트는 작년 12월 27일 단체를 창립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청년이그나이트는 이름만으로는 무얼 하는 단체인 이해하기 어렵다. 청년이그나이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요즘 20대 청년들을 규정짓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인식이 어떤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사회적으로 20대 청년들을 ‘88만원세대’라고 일컫는다. 우석훈씨의 책 제목으로 촉발된 이 세대규정은 신자유주의를 어릴 적부터 경험한 세대들의 특징을 매우 이기적이며, 경쟁적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도한 입시경쟁 속에서 대학을 가서도 또다시 안정적인 직장을 위해 서 또다시 경쟁하는 지금의 20대. 스펙을 쌓기 위한 경쟁으로 청춘들의 삶은 피폐화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정의로만 우리 세대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불쾌했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청년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년이그나이트는 청년들의 삶에 열정과 희망을 점화(ignite:이그나이트)시켜보자는 의미에서 청년이그나이트를 지었다. 청년들에게도 우리 사회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고, 그것을 누군가는 알아주고 소리 내어 외쳐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화된 지금의 시대에서 끈끈한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또한 우리에게는 너무 중요한 가치였다. 개인화된 사회일수록 서로를 더욱 보살피고 함께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가치이다. 우리는 그런 청년들의 모임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당장의 일을 하나하나 해결해보리라 단체를 만들게 되었다.

대학로에 사무실이 아닌 카페를 만들다!

다양한 활동을 위한 사무실겸 카페  우리는 단체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사무실을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에 마련했다. 그런데 일반적인 단체 사무실이 아닌 카페를 만들었다. 청년들이 주로 만나는 공간이면, 청년들이 매일 오고 싶어하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우리는 카페를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를 직접 했다. 후원주점을 몇 차례 하면서 돈도 모으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증금도 마련했다. 이런 과정에서 처음 만들기로 결심한 5명의 사람은 더욱 끈끈해질 수 있었다. 우리는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싶었다. 카페에서 열리는 음악회, 그리고 사회 저명인사들의 강연회, 청년들의 토론, 미팅 등 즐겁고 유쾌한 활동이 열리는 공간을 상상하며 힘을 다졌다. 그런 과정에서 청년들끼리 보다 소통하고,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힘을 만드는 그런 공간으로서 상상을 했다. 우리의 꿈은 곧 하나씩 실현이 되었다.

 작은 걸음이지만 카페 공간이 어느덧 완성이 될 쯤 하자, 한겨레신문에서 취재를 했다. 88만원세대들의 작은 걸음이 그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남들은 취업준비나 스펙을 올리기에 급급한데, 무언가 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대학로에 카페까지 만들었다는 것은 조금은 신기한 일이었긴 했나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을 통해 우리의 활동을 보고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었다. 우리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이렇게 관심을 갖은 사람들과 함께 단체 창립을 12월 말에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총 2달 만에 5명에서 15명으로 정회원이 늘어났다. 온라인 카페 회원 수는 100명이 넘었다. 우리는 회원들과 모임도 하고, 사회적인 이야기도 나누고 엠티도 다녀왔다. 더없이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였다. 참여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직업이었지만, 20대 청년으로서 좀 더 삶을 의미 있게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고 싶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해가 바뀌고 2010년 1월에는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신년특집으로 구성된 KBS 추적60분에 우리의 활동이 소개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격려가 쏟아지게 되었다. 이런 속에서 활동이 홍보되고 회원들이 늘었다. 매달 청년이그나이트 정회원들이 생겨났다. 그렇게 해서 현재 40여명의 정회원들이 매달 2회 정회원 모임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

 청년이그나이트의 공간이자 카페는 현재 공간대여 사업으로 재정을 마련하고 있다. 당초가 우리가 그렸던 카페는 우리가 20대를 타켓으로 하는 카페였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공간을 대여해주고 대여비를 받는 체계를 세웠다. 많은 분들은 우리가 카페영업을 잘 하고 있으리라 생각을 하신다. 단체 정회원들이 늘어났으니까, 카페도 역시나 잘 될 것이라 생각을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런 부담은 재정적으로 빚을 낳기는 하지만, 그런 빚은 사실 값어치 있는 빚이라 생각한다. 정회원 40명이 정말 뜻을 잘 모으고 우리의 활동이 정당하고 올바르다면, 정말 문제가 될 것이 뭐가 있을까? 사실 어려울 때마다 행동하지 않고 쭈뼛 되었던 기억을 상기시키며 함께하는 사람들을 믿고 움직이고 있다. 이게 바로 원래 우리가 생각하던 ‘청년’의 모습이 아닐까?

청년들의 투표참여를 점화하다!

 우리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청년들의 투표참여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청년이그나이트는 청년들이 보다 우리 사회에 관심 갖기를 바란다. 정치적 냉소와 불신은 기성세대들의 몫이 분명히 크다. 그러나 불만만을 토로하지 말고 우리가 우리의 힘을 정치를 심판하는 것이 어쩌면 제대로 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투표운동 방식이 너무 어렵거나 동참하기 부담스러운 방식이 아닌 재미도 있으면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6.2투표를 독력하는 모습  우리는 크게 3가지의 주요활동을 하게 되었다. 먼저 하나는 메신저 대화명에 말머리를 ‘[6.2투표하자]’를 다는 운동을 온라인상으로 벌인 것이다. 메신저 대화명을 통해 다른 친구들에게 투표를 하자는 취지를 알리고 많이 확산될 수 있도록 했다. 이 운동은 네이트 판이라는 코너에 글을 작성했는데, 조회수가 무려 10만명이 넘었다. 매우 큰 성과였다. 또한 누리꾼들은 자발적으로 대화명을 바꿔단 것을 캡쳐를 해서 댓글에 이미지를 첨부했다. 그렇게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청년이그나이트의 활동이 알려지게 되었다. 우리의 온라인활동을 보고 정회원으로 가입한 회원들이 5명이 되었다.

 또한 정회원들이 직접 창작한 노래 ‘투표송’도 매우 인기 있었다. 음악창작을 하는 정회원이 작곡을 하고, 정회원들이 모여 작사를 했다. 우리가 직접 우리의 손으로 노래를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회원 중에 댄스학원을 다니는 친구가 율동안무를 짰다. 이레서 투표송에 안무까지 더해져 완벽한 공연을 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거리 공연을하는 대학로현장  우리는 이런 기세로 4.19혁명을 기념하는 거리 공연을 대학로에서 열었다. 공연은 4.19정신을 계승하는 젊은 청년들의 거리제였다. 거리제에서는 투표송과 율동을 정회원들이 선보였고, 시민들에게 바라는 정치의 모습을 적게 했다. 이 모든 활동은 행사가 끝나면 글과 사진을 잘 정리해 온라인에 올렸다. 이 또한 반응이 무척 좋았다. 젊은 청년들이 살아있다고 칭찬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청년들이여, 세상과 당당히 맞짱뜨자!

 나는 청년들을 확신한다. 표면적인 현상은 개인적이고 개념 없는 세대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이번 선거 국면에서 청년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가. 선거에서 그들의 참여와 관심이 어떤 정치지형을 만들었는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또한 우리 청년들이 갖는 고민을 대변해주는 곳이 있는가.
조금이라도 휴식을 가질 수도 없이 무조건 앞만 돌리고 달릴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에서 이제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또래의 연대와 사회와의 연대이다.
그리고 우리 힘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은 정치참여 뿐이라고 생각한다.
뭉치고 함께하면 우리의 어려움이 반으로 나눠지는 이 뜨거운 경험을 우리 청년들에게 점화시키는 청년이그나이트 활동을 앞으로도 열심히 해나갈 생각이다.
더디 가더라도 가슴 뜨겁게 청년들이 세상과 당당히 맞짱 뜰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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