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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리포트 장애인 당사자가 원하는 대성공약3. 여성장애인! 함께 만들고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하여, 
최경숙(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직무대행)



여성장애인! 함께 만들고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하여

최경숙(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직무대행)


우리사회는 여성장애인을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의 차별을 받는 존재라고 정의하고 있다. 무엇이 이렇게 말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 말은 여성장애인은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장애인과는 또 다른 억압과 차별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21세기가 여성의 시대이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어 이제는 여성 상위시대에 남자들이 기 못 피고 살겠다는 소리를 우스게 소리로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러나 남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여자의 권리가 동등해졌다고는 볼 수 없다. 남녀의 권리 평등은 첫 단계로 남녀에게 동등한 기회가 허용되었을 때 나아가 동등한 결과를 보장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실현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 이러한 것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법률과 정책이다.


일반적인 지표를 보더라도 여성장애인은 이중의 차별이 아닌 삼중, 사중의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가장 소외된 계층이다. 그러나 이 땅에서 여성장애인들을 위한 정책이 입안되고 제도나 사업들이 시행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여성장애인 당사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지며 참여정부 내에서 각종 정책이 만들어지고 사업이 활발히 실시되고 있으나 이러한 움직임이 오랫동안 사회의 주류에서 배제되어 온 여성장애인들의 일상적인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거나 변화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당사자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여성장애인들의 사회참여와 자아실현의 욕구는 분출되고 있으나 이 욕구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나 제도들은 미흡한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차기 정부에서 여성장애인들의 욕구와 권리충족을 위한 정책입안을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필요한 것은 첫째, 장애인정책에 있어서 적극적인 성인지적(Gender perspective) 관점의 도입이 요구된다. 여성장애인의 차별 실태 및 원인을 분석해보면 생물학적 특성보다는 사회적 성, 젠더(gender)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리사회를 지배해온 유교문화와 성장제일주의, 자본주의 문화 속에서 여성과 장애인을 향해 구성된 차별과 배제의 작동기제가 여성장애인에게 중첩되면서 상승효과를 내어 여성장애인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정책개발과 입안 및 실행과정에서 흔히 조사연구가 보여주는 숫자적인 결과보다는 그 결과를 가져온 사회문화적인 요인을 찾아내고 그것을 제거 또는 개선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여성장애인 정책은 끼워주기식 또는 들어주기식의 정책이 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제는 당사자들이 요구하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정책들이 만들어져야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정책이 되어야할 것이다.


둘째, 평생교육의 보장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교육은 인간이 문자를 해독하거나 지식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애주기과정에서 거쳐야할 사회화를 진행시키는 중요한 제도이며 참여의 틀이 된다. 각종 교육과 사회화의 과정에서 배제되어 학습된 무기력과 낮은 자존감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 여성장애인들에게 다양한 평생교육을 보장해줄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한다. 이는 여성장애인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자신을 계발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는 기본 토대가 될 것이다.


셋째, 무엇보다도 정책의 결정과정에 여성장애인의 욕구와 필요가 정확하게 반영되어야한다. 여성장애인 개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며 역량강화를 이루고 사회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의 입안을 위해서는 정책담당자들의 행정편의주의적인 업무태도 보다는 여성장애인들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적절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꿈꾼다. 성별에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염색체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 사람이 좋은지 나쁜지 똑똑한지 어리석은지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세상이 되고, 장애인 딸 태어났다고 ‘내가 무슨 전생에 업보가 많아서’라는 어머니의 한탄을 안 들어도 되는 세상, 장애인 딸 무엇에 쓸 데 있겠나? 하며 학교를 보내지 않는 아버지가 없는 세상, 휠체어 탄 여자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쇼핑을 나가도 아무도 흘낏흘낏 쳐다보지 않는 세상, 의족을 한 여자가 반바지를 입고 테니스를 칠 수 있는 세상을, 장애인 며느리 못 본다고 단식하는 시어머니 없는 세상을, 성폭력이 없어 밤늦도록 돌아다녀도 걱정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이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여성장애인에게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줄 수 있는 보편적인 정책과 장애라는 신체적 조건에 필요한 선별적인 정책이 만들어지는 것이 요구된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여성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얼마나 녹여낼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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