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단 메뉴 바로가기
  2. 본문 바로가기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야기 프리즘
HOME > Webzine 프리즘 > Webzine 프리즘
본문 시작

webzine 프리즘

프리즘은 한국장애인인권포럼에서 분기마다 발간하는 웹진입니다

지난호바로가기 이동
IT&Universal : 저상버스, 우리 모두를 위한 대중교통으로 업그레이드하라!


저상버스, 우리 모두를 위한
대중교통으로 업그레이드하라!
배융호 사무총장((사)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총장)


교통약자를 위한 버스, 저상버스

 저상버스에 대한 몇 가지 오해가 있다. 가장 큰 오해는 저상버스를 특별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상버스를 장애인을 위해 특별히 운행하는 교통수단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오해는 장애인들도 많이 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로 하는 오해이다. 하지만 저상버스는 특별교통수단이 아니다. 특별교통수단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전용 교통수단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으로서의 버스와는 구별이 된다. 저상버스의 경우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되어 있지만, 장애인 등만 이용하는 전용 교통수단은 아니므로 특별교통수단이 아니다. 또 하나의 오해는 저상버스가 장애인을 위한 버스라는 것이다. 물론 휠체어 사용자는 저상버스 외의 다른 버스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오직 저상버스만 이용할 수 있으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저상버스는 휠체어 사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버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상버스가 휠체어 사용자 등 장애인만을 위한 버스는 아니다. 저상버스는 대중교통이며, 장애인 뿐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이용해야 하는 버스이다. 다만, 다른 버스와는 달리 버스 내부에 계단이 없어서 휠체어 사용자, 유모차를 동반하는 가족 등이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는 버스는 아니다. 오히려 저상버스는 계단이 없고, 차체가 낮으며, 고급사양이어서 모든 교통약자에게 편리한 버스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정부에서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취지는 ‘장애인만’을 위해서가 ‘교통약자’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고 버스의 고급화를 지향하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장애인을 위한 버스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저상버스는 과연 장애인에게 편리한가? 초기 우리나라의 저상버스는 해외의 버스의 주요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였으나 최근 국산화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부분이 국내 기술로 개발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저상버스는 아직 완전히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로서의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저상버스 이렇게 업그레이드 하라!

현재 우리나라의 저상버스는 대우자동차의 저상버스, 현대자동차의 저상버스, 그리고 한국화이바 등의 저상버스, 서울시에서만 운행되는 이베코사의 굴절버스 등 4개 차종이 운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저상버스는 모두 한결같은 문제점과 불편함을 갖추고 있다.

첫째, 저상버스 휠체어 사용자석의 손잡이 위치이다.
버스에서 손잡이는 매우 중요하다. 출발이나 정차 등 버스가 흔들릴 때 승객들이 넘어지지 않게 해주는 유일한 안전 장치이다. 하지만 이 손잡이를 어디에 설치하느냐에 따라 손잡이는 넘어짐을 막아주는 안전장치가 되기도 하고, 승하차를 방해하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한다. 휠체어 사용자석 바로 앞에 설치되어 있는 손잡이는 잘못 설치되어 있는 손잡이의 대표적인 전형이다.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좌석 앞부분을 가로막다시피 설치되어 있는 이 손잡이 덕분에 휠체어 사용자나 전동스쿠터의 사용자는 좌석에 자리 잡기가 매우 어려우며, 특히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가 대형일 경우 손잡이에 걸려 좌석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고 손잡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휠체어 사용자석 앞의 손잡이를 현재의 위치에서 조금 더 앞쪽으로 이동하여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의 사용자가 좌석을 이용하기 쉽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휠체어 고정 장치이다. 일부 저상버스의 휠체어 좌석에는 자동식 휠체어 고정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이 장치는 수동휠체어를 고려하여 제작된 것으로서 대부분의 전동휠체어에는 맞지 않는다. 오히려 이 고정 장치가 휠체어 좌석의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어, 전동휠체어 등이 착석하기가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해외 저상버스에서 아직도 수동 벨트식 고정 장치를 사용하는 이유를 다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비록 오래된 방식이고 운전자가 일일이 손으로 고정해야 하지만 수동휠체어 뿐 아니라 대부분의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까지 고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동휠체어의 경우 전원을 끄면 휠체어가 움직이지 않지만 버스의 흔들림으로 인해 전동휠체어가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휠체어 고정 장치는 반드시 필요한 안전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휠체어 고정 장치는 반드시 설치하되 현재처럼 수동휠체어에게만 적합한 자동 고정 장치가 아니라 벨트형과 같은 어느 휠체어에도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을 고려해야 하며, 휠체어석의 면적을 침범하지 않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 그림1 - 전동 휠체어는 고정할 수 없는 저상버스 안 휠체어 고정 장치 ]


셋째, 휠체어 좌석의 접이식 의자이다. 저상버스의 휠체어 좌석에는 접이식 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평소에는 의자로 되어 있어 교통약자들이 앉는 좌석으로 활용하다가 휠체어 사용자가 승차할 경우 의자를 접고 빈 공간을 만드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문제는 이 의자를 접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의 접이식 의자는 그냥 의자를 접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의자 옆의 둥그런 버튼을 앞으로 세게 잡아당기면서 동시에 의자를 들어 올려야 한다. 당연히 장애인이 혼자 의자를 접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더구나 앞으로 당겨야 하는 버튼의 경우 웬만한 남자의 힘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실제로 휠체어 사용자가 저상버스에 탑승하는 시간보다 의자를 젖히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의자 접기를 어렵게 만든 이유는 장난으로 쉽게 접었다 폈다 할 경우 고장이 나는 것을 우려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의자 접기가 너무 어려워져 정작 장애인이 이용하고자 할 때도 잘 접어지지 않는다면, 접이식 의자의 주요 기능이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접이식 의자는 누구나 쉽게 접을 수 있는 방식으로 교체되어야 한다.

넷째, 장애인 출입문의 승차용 벨의 부재이다. 해외의 저상버스를 보면 우리나라 저상버스와 확연히 다른 부분이 눈에 띄는데 그것이 바로 승차용 벨이다. 승차용 벨은 휠체어 사용자가 승하차할 수 있는 출구의 출입문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다. 이 벨은 휠체어 사용자나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이 램프를 이용하고 싶을 때 누르는 것으로서, 벨이 울리면 저상버스 운전자는 누군가가 램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고 출입문의 개폐를 천천히 하며, 램프를 내려서 휠체어 사용자나 유모차가 쉽게 승차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러나 우리나라 저상버스의 경우 이 승차용 벨이 없다. 따라서 휠체어 사용자는 운전자에게 승차를 알리고 램프를 내려줄 것을 직접 요청해야만 한다. 종종 버스가 너무 빨리 출발을 해서 운전자에게 미처 이야기하기도 전에 버스가 떠나버려 휠체어 사용자가 저상버스를 놓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는 승차용 벨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저상버스에 시급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승차용 벨의 설치라고 할 수 있다.


[ 그림2 - 휠체어 사용자의 승차를 도와주는 일본 저상버스 승차 벨(좌측 중간 위치) ]


다섯째, 자동식 램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상버스는 자동식 램프를 탑재하고 있다.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조정을 하려 탑승구의 아래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자동식 램프가 너무나 자주 고장이 난다는 점이다. 특히 자동식 램프가 국산이 아닌 경우 수리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식 램프의 경우 저상버스 탑승구보다 버스 정류소의 연석의 높이가 더 높을 경우 연석에 걸려 나오지 않는다. 연석에 걸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버스 정류소에 조그마한 틈이나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도 램프가 걸려서 나오지 않는다. 해외의 많은 나라들의 저상버스에서 자동식이 아닌 운전자가 직접 꺼내는 수동식 램프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이유를 한번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운전자가 직접 꺼내는 방식의 경우 비록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내려와서 작동을 해야 하기에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고장이 거의 없고, 버스 정류소의 연석의 높이와 상관없이 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단점 보다 장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저상버스는 고급 대중교통을 지향한다. 그러나 저상버스가 교통약자를 위한 버스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변식하고 발전해야 한다. 저상버스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한다!

프린트하기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