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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음>표

03. 컬쳐 포유

제목: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우신 분, 글: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박정희 대표


 

  가장 화려한 오월이 오면 늘 보고 싶은 사람 - 나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나의 어린 시절의 기억은 늘 아버지로부터 시작됩니다. 내 인생의 힘든 고비마다 나를 다시 도전하게 만드는 힘, 긍정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자원은 바로 어릴 적부터 받은 아버지의 사랑과 배려이었음을 가슴에 간직하며,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 봅니다.

  아버지는 첫 딸로 태어난 나를 애지중지 하셨는데, 난 생후 1년이 지나자마자 지독한 열병을 앓으면서 소아마비에 걸렸습니다. 부모님의 안타까움과 고쳐보겠다는 집념으로 수많은 의원과 침술과 한약, 조약 등으로 하반신 마비에서 걸을 수는 있는 장애로 나아졌지요.. 그 중에도 아버지께서 지압을 배우셔서 늘 밤이면 다리를 만져주셨는데 너무도 통증이 심해 그때는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큰 사랑이었는지를 가슴 저리게 다가옵니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자신감 있고 모든 일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낙관적인 성격도 있지만 가정 내에서의 아버지의 지지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믿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는 자식을 봄, 가을이면 직장야유회 가실 때도 늘 나를 데리고 다니시고 험한 산길에는 아버지의 등에 업혀 다니던 따스함이 아직도 느껴집니다. 여름이면 바다에서 물놀이를 함께 하셨는데 그 중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해운대바다에서 동백섬까지 튜브를 태워 헤엄쳐 돌아오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주일이면 가족외식을 통해 사회성과 식사예절을 배우게 하셨는데 성인이 된 후 아버지와 함께 한 많은 경험들이 자신감으로 이어졌습니다. 학교 등교시에는 자가용으로 태워주셨으나 하교시에는 걸어오게 하여 스스로 친구들과 서로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하셨지요. 그래서 내 주위에는 늘 가방을 들어주는 친구들이 많았고 늘 깔깔대며 수다를 떨며 함께 걸어온 시간이 남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나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인간은 늘 책을 가까이하여 영혼의 성장에 아름다움을 가꾸어야한다”하시면서 세계문학전집, 한국문학전집, 세계현대문학, 과학공상전집, 탐정추리소설전집 등 다양한 장르의 서적을 구입해 주셔서 탐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점입니다. 게다가 책을 한번 손에 잡으면 끝까지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으로 많은 밤을 세우기도 하면서 쌓은 공력(?)이 성인이 된 후의 삶에 늘 풍성하고 도전적이며 열정적인 자신감으로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수많은 산과 바다를 만나겠지만 항상 그 상황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주시고, 정서적 지지를 아끼지 않으셨던 아버지의 소리없는 응원을 진하게 새겨봅니다. 지금도 하늘나라에서 나를 내려다보시며 “우리 딸! 화이팅!”하고 계시겠죠?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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