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단 메뉴 바로가기
  2. 본문 바로가기


모니터링센터의 생생한 소식 네트워크 리포트
HOME > 모니터링 리포트 > 모니터링 리포트
본문 시작

모니터링 리포트

모니터링 리포트를 통해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의 살아있는 생생한 소식을 접하세요

지난호바로가기 이동
모니터링센터에 바란다
장애인의 인권을 생생히 증언하는 진정한 목격자들에 실천 활동을 꿈꾼다
김형수 사무국장 :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김형수 사무국장 사진 2008년 EBS 지식채널의 거대 우주선의 시대 1부~6부(유년기의 끝/원작: The Childhood's end, 아서 C. 클라크 저)에는 말없이 지구 하늘에 10년간 떠있는 외계 우주선단이 지구 문명을 바꿔놓는 장면이 나온다. 대화나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고 하늘에서 우리의 삶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전쟁을 멈추고 도시를 떠나며 가족 공동체를 다시 재건하는 인간적인 변화를 보인다. 그리고 우주인들은 10년 동안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신호를 보내 인간과 공생하는 동물과 심지어 사람 몸속 미생물에게까지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인간을 떠날 것을 독려한다.

 단체 모니터링은 그 거대우주선 시대의 상징처럼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지속성과 전문성,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진정성이 있을 때 문명을 전환시킬 만큼 큰 힘을 가진다. 더구나 우리 모순과 부조리를 목격한 한 사람이 사회를 향해 용기 있는 증언과 실천을 할 수 있을 때 우리의 매일 매일과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힘이 된다. 때로는 그것이 반응 없는 우주선처럼 아주 급하고 너무 중요한 것이 아닐지라도. 10년 세월동안 인간 몸속의 미생물까지 변화시켰듯이 일상생활 뼈 속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도 모니터링하고 목격하며 증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사회성 짙은 주제들 보다 내 삶의 경험과 생각에서 나온 소소하지만 우리의 일상과 삶과 밀착된 것을 모니터단에 제안한다.

첫째, 다국적 커피 전문점 및 글로벌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장애인 접근성과 고객서비스 및 고용 상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내가 주로 생활하는 홍익대 주변은 전 세계 대부분의 스타벅스와 같은 다국적 커피전문점과 베니건스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철저하게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준수하는 스타벅스 지점이 3곳이나 있지만 휠체어사용 장애인이 출입이 자유로운 커피전문점은 단 한 곳도 없다. 백 번 양보하여 가져가기 서비스(Take Out)를 애용할 수 있는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장애인이 들고 가기 편한 컵을 제공하는 곳도 없다. 어렵사리 휠체어사용 장애인 출입이 가능한 곳을 발견한 다국적 커피숍들도 내부가 좁거나 접수대가 높아 주문하기가 어렵고, 휠체어 장애인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 업무를 할 수 있는 테이블은 기대조차 불가능하다. 한국 디지털 유목민 기질 때문에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10년 동안 폭발적으로 매장을 늘려온 스타벅스 조차도. 그럼에도 스타벅스는 장애인 바리스타 교육과 고용에 호응했다는 이유로 좋은 이미지를 쌓고 있다. 그들이 당연히 지켜야 할 법을 지키지 않고 있는데! 그리고 홍대에 있던 10여 곳의 대규모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국내 업체 단 한 곳만이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출입할 수 있다.

 장애인들은 디지털 유목민에서도, 커피 전문점의 토론문화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의 사회적 경험에서도 배제되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접근권과 편의시설 상황을 조사하는 소중한 작업들이 있었으나 그런 다국적 기업들의 장애인 고객을 대하는 체질과 사회적 책임을 견인하지는 못했다. 이제 모니터단이 각 지역의 자립생활센터와 함께 지역 주민들과 중증의 장애인들이 함께 둘러 앉아 이야기와 토론을 나눌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낸다면 이보다 더 즐겁고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2009년 현재 장애인에 접근권과 손님으로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이 가능한 다국적 커피전문점은 어림잡아 10여 곳이 넘는다.)

둘째, 시민사회 인권교육, 종교?보수단체의 장애인 접근성 및 고용 상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2년 전 내가 일하던 단체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중증 장애인 대학생 및 비장애인 대학생 20명이 보름 넘게 합숙을 하며 전국의 NGO 기관들을 찾아 탐방하는 ‘무장애 일터를 위한 서곡을 연주하다’이란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다. 세 가지 미션을 각 기관에 제시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우리가 탐방한 기관이 발달 장애인을 고용할 의사나 계획이 있는가였고 또 하나가 중증 장애인, 특히 감각 장애인이나 언어 장애인들을 활동가로 선발할 의사가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실태는 장애인 단체조차도 미션 문제제기에는 공감하나, 다양한 장애인을 고용하는데 있어 난색을 표하는 수준이었다. 단체들의 어려운 상황과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 분석도 힘들지만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우리 편끼리의 담금질을 이제는 용기 있게 해내야 한다. 장애인에 국가의, 기업의, 사회의 책임을 더 강력하게 요구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용기를 내고 우리 현실을 증언해야 한다. 민감하고 곤란하더라도 우리들의 현실을 변화시키는 그런 모니터단의 용기가 빛을 발할 때 우리는 더욱 강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모니터단의 활동이 단순히 사실을 수집 분석하고 보고 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권력과 정책의 감시 활동이 아니라 그들의 문제를 방관하는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천이 없는 목격자들은 주변 사람들과 사람들에게 서로 책임을 떠넘기게 하는 ‘효과’만을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선행이 모두를 정의로운 사람으로 이끄는 것처럼 열정적인 실천을 감행하는 모니터단 활동가 한 사람 한사람의 용기와 발걸음이 지치지 않고 지속된다면 문명도 바꾸는 큰 바람을 불러 올 것이다. 한세대 한세대를 바꾸는, 30년을 지속할 수 있는 모니터링 활동가를 길러내고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당신의 편견에 도전하라. 아니면 그것들이 당신에게 도전할 것이다. - 미국 드라마 스타트렉 엔터프라이즈 시즌 1기 4부 중에서」

프린트하기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