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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속의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
유병주 단원 광주(우수아파트편의시설 모니터)


유병주 단원 사진 2009년도 2월 시행된 각 구청 및 주민센터의 조사는 각 주민센터의 동장님과 사회복지과 직원들의 배려로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우리 중증장애인이 가장 밀접하게 접하는 주거공간과 주민센터의 조사는 관과 장애인의 거리가 좀 더 좁아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조사에 임하였다.

 우선 광주시 아파트 600개 총 200세대이상을 조사대상으로 하였다. 처음에는 5개 팀으로 시작하였으나 아파트의 규모가 크고 비가 자주 와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한 팀을 더 늘리고 조사대상 아파트를 조금 줄였지만 그래도 이 많은 아파트를 언제 조사를 마칠지 막막하였다. 한여름의 그 뜨거운 태양아래서 일한다는 건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일을 하다가 짜증날 때도 있었고.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열심히 일하고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눕는 순간 알 수 없는 뿌듯함과 기분 좋은 피로가 밀려오면 너무나 행복해 진다. 다만 우리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고 장애인복지증진에 미약하게라도 도움이 되길 바랄뿐이다.

 나는 며칠 전 일본에 다녀왔다. 우리와 선진복지의 현주소를 비교해 보고 배울 점과 개선 발전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일본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나라가 잘사는 만큼 복지수준도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되었다. 깨끗하게 잘 정비된 차도와 단차가 거의 없는 인도는 정말 부러웠다. 물론 내가 본 것은 일본의 일부분일 것이다. 일본도 지역에 따른 편차는 있으리라 생각 된다. 일본 방문기간 동안 삿보로 자립센터라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장애인 자립센터를 잠시 들렸다. 그곳 장애인들 역시 우리나라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었고 특유의 해맑은 미소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정부가 지원하는 규모와 세심한 배려는 역시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장애인이 사회복지 서비스를 스스로 택해서 계약하는 장애인 지원비 제도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휠체어 지원도 선별적으로 하는 우리와 달리 90%이상 하고 있었다.
 이것은 이번 여행에서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에게 지원금을 직접 주어서 도우미나 기타 서비스 비용을 스스로 낼 수 있도록 하여 주인의식이랄까? 그런 기쁨까지 제공해 주려 노력한다고 들었다. 이와 같이 장애인의 인권까지 배려하는 나라가 진정 복지국가가 아닐까?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단지 일본이 경제대국이기 때문에 그런 환경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타공인 선진복지국가로 불리는 북유럽 여러 국가들을 볼 때 일본보다 잘사는 나라는 거의 없다. 심지어 한국보다도 못한 나라도 있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의 경제력과 복지와는 크게 관계가 없는 것 같다. 그것은 사람들의 의식수준과 발상의 차이일 뿐이다. 생활의 모든 시설의 기준을 장애인이나 노약자 즉 사회적 약자에게 맞추면 장애가 없는 사람들도 다 같이 편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서구의 모 아파트는 승강기도 없었다. 그 부분을 관리소장님께 말씀드렸더니 그 아파트에는 장애인이 살지 않기 때문에 승강기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승강기는 장애인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은 살지 않아도 노인과 어린아이. 또는 임산부도 있을 수 있다. 그 아파트에 승강기 하나가 설치됨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은 200%이상 향상 될 것이다.
 또 염주동의 모 아파트는 12개의 외부계단, 8개의 내부 계단을 통하여 승강기에 도달하였다. 이것은 너무나 불합리한 설계다. 편히 쉬어야할 주거공간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건물 설계 당시부터 장애인과 노약자 등을 염두에 두었다면 누가 봐도 이렇게 이상한 형태의 아파트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의 어느 장애인 카페의 슬로건처럼 장애인이 편한 세상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란 점을 모든 위정자들은 인식해야만 한다. 그 지역에 장애인 등이 이용하는 편의시설을 늘려서 비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을 일은 하나도 없다. 인도와 차도 사이의 단차를 없앤다고, 비장애인이 길을 못 다닐 것도 없고 계단 대신 경사로를 만든다고 해서 불편할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은 자전거도 다닐 수 있고 유모차도 다닐 수 있고 노인들과 어린이들에게도 안전한 길이 된다. 문제는 어디에 포커스를 두느냐에 있다.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자유로운 세상……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누구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도 아니며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발상의 전환만 잘하면 모두가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는 세상은 반드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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